WSJ, 이스라엘 공습에 30만 교민사회, 희망과 두려움 교차
정권 억압체제 회귀하거나 내전으로 이어질 것 우려
“정권 지지·정권 반대하나 공습 반대·이스라엘 동조 등 3개 집단” 공존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폭격으로 수도 테헤란에서 엑소더스가 일어나는 등 이란 정권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란의 신정체제를 벗어나 독일에 온 독일인들 사이에서는 이슬람 정권의 약화는 환영하지만 국토가 가자 지구처럼 폭격을 당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내는 등 복잡한 심경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시시각각 이란 내부의 지인이나 친척들이 보내오는 안부와 소식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WSJ은 이스라엘이 이란 정권과 핵 프로그램을 공격하면서 독일 내 30만 교민 사회에는 이견으로 갈등이 생겼고 이란의 미래에 대한 다양한 희망과 두려움이 교차하고 있다고 전했다.
6년 전 베를린에 온 한 젊은 여성이 공습으로 이슬람 정권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낙관론이 생겼다고 말했다.
29세 건축학과 대학원생인 그녀의 친구는 “정권에 우호적인 사람은 아니지만 이스라엘의 침략으로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기대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큰 이란계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는 독일에서는 이슬람 정권이 붕괴되기를 바라지만 공습으로 민간인 사상자가 늘고, 정권이 살아남을 경우 억압적인 반발이 있을 것이며, 정권이 살아남지 못할 경우 내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22년 이란 경찰에 구금된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에 항의하기 위해 베를린에 8만 명이 모여 한 목소리를 낼 때와는 다른 양상이다.
코펜하겐대 법학 교수인 에브라힘 아프사는 “소수의 정권지지, 정권에 적대적이지만 자국 공격에는 반대, 이스라엘처럼 정권을 공동의 적으로 생각하는 등 3개의 집단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권에 비판적인 한 여성은 20개월간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황폐해진 가자 지구의 모습이 머릿속에 생생하고, 이스라엘이 자신의 고향을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란계 부모에게서 태어나 현재 함부르크 주의회 의원인 다니엘 일카니푸르는 “국민의 지지가 거의 없고 취약하다는 것이 드러난 이 정권이 붕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실수는 이슬람 공화국 지도자들에게 외교적 출구를 제공해 이슬람 공화국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이 무너지지 않으면 국내의 적들, 즉 자유와 민주주의를 원하는 모든 이란 국민들에게 끔찍한 복수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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