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부모들 교육청 홈페이지에 민원 제기
창작만화과 전공 교사 없어 수업 내용 부실
수행평가도 사전 고지 없어 절차 무시
학교 내일 학부모 간담회…해결 방안 모색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최근 울산의 한 특성화고교에서 창작만화과 정규 수업과 수행평가를 놓고 학부모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은 해당 과 전공교사 부재에 따른 수업 질 저하를 지적하는 한편 학교 측은 특성화고교 교육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로 불거진 일이라며 교육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6일 A 고교 학부모들은 최근 울산시교육청 홈페이지에 창작만화과 1학년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관련된 민원 글들을 잇따라 게재하고 있다.
이들은 창작만화과 1학년 학생들이 전공 교사 지도 없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수업도 프린터물과 자율학습으로만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또 수행평가 내용을 사전 고지하지 않고 당일 과제 후 수행평가라는 통보를 받아 절차가 무시된 평가라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창작만화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웹툰' 작가를 희망하고 있으며 만화, 애니메이션 등 전문적인 실무 중심의 교육을 받기 위해 A 고교에 진학했다는게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한 학부모는 "특성화고답게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교육과 활동을 기대하고 들어왔다"라며 "현실은 갑작스런 전공과목 교사의 부재로 당초 학교에서 제시한 교육과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프린트물과 자율학습 등으로 대체되는 수업들이 진행되고 있어 학생들은 불안감과 불만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현재 창작만화과의 전공과목을 맡고 있는 담임교사는 해당과와는 무관한 전공자"라며 "최소한 수행평가 만큼은 평가기준과 함께 고지돼 준비할 시간을 줘야하지 않나"고 따졌다.
이 같은 학부모들의 불만에 대해 학교는 전문 교사 배치의 제도적 한계에 따른 문제점이라고 해명했다.
'만화'라는 특성상 전공 교사 양성이 어렵고, 더욱이 만화를 전공해도 교직 자격이 없는 경우가 많아 교사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학교는 웹툰 작가 등을 산학겸임교사로 선발해 담임교사와 코티칭(Co-teaching·둘 이상의 교사가 하나의 학급에 들어가서 강의하는 것)의 형태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주일에 전공수업 7시간 중 3시간 산학겸임교사가 수업을 맡고, 4시간은 담임 교사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코티칭과 같은 수업 형태는 직업계고, 특성화고에서 종종 있는 일"이라며 "교사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산학겸임교사로부터 연수를 받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사 자격 제도, 전공 교사 배치, 지방의 교사 인력 수급 등 구조적인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A 고교는 17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고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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