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공습으로 이란 방공망 무력화…호기로 여겼을 수도
정치적 돌파구 필요한 네타냐후 이란 핵개발 저지 명분 삼은 듯
이스라엘군은 이날 작전명 '일어서는 사자(Rising Lion)'를 가동하고 이란 핵시설 등 수십 곳을 목표로 공습했다.
공습 직후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란을 선제 공격했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스라엘 전역에 걸쳐 특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작전이 수일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지난 2월부터 이스라엘이 이란 핵프로그램 관련 시설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이스라엘로선 이란의 방어체계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크게 약화해 현시점을 호기로 여겼을 수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 핵프로그램을 용납할 수 없다며 군사 옵션을 사용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경고했다.
최근 미 정보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궁극적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를 목표로 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이란을 실존적 위협으로 인식
이스라엘과 이란은 지난 수십 년간 대리 세력과 비밀 작전 등을 통해 그림자 전쟁을 벌여 왔다. 이란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 가자지구를 통치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예멘 후티 반군 등 이스라엘과 분쟁을 벌인 세력들을 지원해 왔다.
가자 지구 전쟁이 발발한 이후 친이란 세력들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연대 표시로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늘렸다.
◆네타냐후의 정치적 노림수
이번 공습에 대해 일각에선 정치생명을 연장하려는 네타냐후 총리의 노림수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새로운 징병 법안(유대교도 군 징집 법안)에 대한 연정 파트너의 반대는 이스라엘에서 정치적 교착 상태를 촉발했고, 이스라엘 의회(크네세트)는 해산을 논의했다. 조기 총선이 치러질 경우 네타냐후 총리가 패배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연립정부에 참여한 보수 종교정당들은 초정통파 유대교도 '하레디'에 대한 군 징집 방침에 불만을 품고 연정 이탈을 압박해 왔다.
이스라엘은 18세 이상 남녀 모두 군 복무 대상이지만, 하레디는 세속주의 문명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초기부터 병역을 면제받았다.
◆왜 지금인가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는 12일 이란이 핵확산금지조약(NPT) 상 핵사찰 및 검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스라엘은 IAEA 이사회가 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이란 전역 핵·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이번 공습을 통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 저지를 명분으로 삼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은 IAEA 결의안 채택에 반발했다.
이란 외무부와 원자력청(AEOI)은 전날 공동성명을 통해 "정치적 결의안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새 우라늄 농축시설 건설과 기존 1세대 원심분리기의 첨단 설비 교체 등 대응 조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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