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사고 원인, '조종 실수'…공군 "활주로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

기사등록 2025/06/12 16:46:50 최종수정 2025/06/12 18:50:24

공군, 12일 사고 경위 발표…"항공기 기계적 결함은 아냐"

포천 민가오폭에 이어 또 사고…"국민 여러분께 사과"

[서울=뉴시스] 공군은 레드플래그 훈련 참가를 위해 5일(한국 시간) 공군 충주기지에서 이륙한 KF-16 편대가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공군기지에 착륙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현지 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에 무사히 착륙한 KF-16 편대가 미리 도착한 본대의 환호를 받고 있다. (사진=공군 제공) 2025.06.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공군은 최근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연합훈련 중이던 KF-16 전투기가 파손된 사고는 조종 실수로 인해 발생했다고 12일 밝혔다.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했다는 것이다.

공군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사고 경위 발표문을 통해 "사고 원인이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공군에 따르면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 중인 KF-16 전투기 3대는 11일 오전 9시2분경 공중전술 훈련을 위해 미국 알래스카주에 있는 아일슨 기지를 이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번기(단좌·1인승) 이륙 후 2번기(복좌·2인승)가 이륙하는 과정에서 조종사가 비상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조사를 위해 현지에 급파된 공군 사고조사팀은 미 공군 조사팀과 함께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공군은 현재까지 조사한 내용을 토대로, 3기로 이뤄진 KF-16 편조가 사고 당시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오진입했다고 밝혔다. 유도로는 주기장에 머물던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도로다.

미 공군 관제탑이 1번기가 유도로 상에서 이륙하는 모습을 보고 2번기에 '이륙 취소'를 지시했지만, 2번기는 정지거리 부족으로 항공기를 멈추지 못하고 비상탈출할 수밖에 없었다.

2번기는 유도로 끝단을 지나쳐 풀밭 지역에 멈췄으며, 이 과정에서 항공기에 화재가 일어나 파손됐다.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데 따라 공군은 레드플래그 훈련에 계속 참가하기로 했다. 사고 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안전을 위해 일시 중지했던 동일 기종의 비행도 13일 재개한다.

지난 3월 경기도 포천 민가 오폭 사고에 이어 공군 조종사 실수로 인한 사고가 재발하자 군 기강이 해이해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공군은 "연이은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공군은 통렬한 반성과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통해 유사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은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가 주관하는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이다.  이번 훈련은 12일부터 27일까지 열리며, 우리 공군은 KF-16, KC-330 등 항공기 11대와 100여명의 장병들이 참가했다.

이번 사고 항공기에는 전·후방석 모두 대위가 탑승했다. 이들 모두 비상탈출 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경미한 화상 외 특별한 부상은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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