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처 "임시공휴일, 내수진작 효과 제한적…휴식권 불평등"

기사등록 2025/06/13 09:26:25 최종수정 2025/06/13 11:00:24

'임시공휴일 지정의 명암' 보고서 통해 한계 지적

해외여행 가면서 내수진작 부진…수출·생산 감소

모든 국민, 휴식권 누리지 못해…"제도 개선 필요"

[인천공항=뉴시스] 고범준 기자 = 지난 1월 2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이용객들이 출국수속을 하고 있다. 2025.01.2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정부가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국민의 휴식권 보장 차원에서 '임시공휴일'을 지정하고 있지만,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13일 발간한 '임시공휴일 지정의 명암 : 내수 활성화와 휴식권 보장의 현실과 한계'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내수 진작'이다.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평일보다 공휴일에 더 많은 지출을 하므로 임시공휴일이 지정되면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정부가 메르스(MERS) 유행 여파로 위축된 내수를 진작하고, 광복 7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015년 8월 14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 결과,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출액은 전주 대비 각각 6.8%, 25.6% 증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임시공휴일의 내수진작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게 입법처의 주장이다. 입법처는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해외여행 증가에서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정부는 내수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 올해 1월 2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고, 이로 인해 설 연휴는 3일에서 6일로 크게 늘었다.

하지만 그 결과 많은 국민이 국내보다 해외 여행을 선택했고, 올해 1월 해외 관광객은 297만3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7.3% 늘어 월 단위 기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내수 진작을 위해 필요한 국내 관광은 부진했다. 올해 1월 우리 국민이 국내 관광에 지출한 금액은 3조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8% 감소했다.

같은 달 수출도 줄었다. 1월 수출 규모는 491억3000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2% 감소했다.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등 전 산업 생산 또한 전년 동월 대비 3.8% 줄었다.

입법처는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으므로 생산 감소가 전적으로 임시공휴일을 포함한 장기간의 연휴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조업일수 감소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반적으로 볼 때 이번 임시공휴일 지정은 정부가 기대한 수준의 내수진작 효과를 나타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들이 2021년 6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에게도 대체공휴일 확대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2021.06.21. dahora83@newsis.com
정부는 임시공휴일 지정의 당위성으로 '국민의 휴식권 보장'도 내세우고 있다.

이른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면서 근로와 휴식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으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2010년 연 2163시간에 이르던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2023년 연 1872시간으로 약 13.5% 줄어들었다. 노동시간이 줄어든 만큼 휴식시간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입법처는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742시간)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긴 편이며, 공휴일 수도 연도별 변동성이 큰 만큼 정부는 임시공휴일을 지정해 이를 보완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가 임시공휴일을 지정하더라도 모든 국민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현행 근로기준법과 그 시행령에 따르면 상시 5인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은 임시공휴일 적용 대상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는 2857만명으로, 이 중 약 1000만명이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입법처는 "이들 대부분이 임시공휴일 적용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된다. 임시공휴일은 우리 국민 중 상당수에게 '그림의 떡'일 수 있다"며 "적지 않은 국민이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내수뿐만 아니라 수출, 생산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임시공휴일 지정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며 "휴식권의 경우 더 많은 이들이 온전히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여건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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