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형태 설계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제형 기술
다양한 경로 흡수량 조절…고분자·항체 활용 개발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먹는 알약부터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장기 지속형 주사제까지 다양한 '약물전달시스템'은 신약 개발의 주요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
7일 차바이오그룹의 커뮤니케이션 채널 뉴스룸에 따르면 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DDS)은 약물의 형태를 설계해 필요한 양을 목표하는 부위에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제형 기술이다.
약을 복용하면 체내에서 대사과정을 거쳐 성분이 흡수된다. 전통적인 제형인 정제, 캡슐제, 주사제 등은 대사과정에서 성분이 일부 유실되거나 원하는 부위에만 약물이 작용하도록 유도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약물전달시스템은 기존 성분을 다른 물질과 조합해 약물을 원하는 속도와 형태로 필요한 부위에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해 효능을 극대화 할 수 있게 한다.
질병을 효과적이고 경제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함으로써 고령화 시대에서 각종 질환으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제약기업들은 소비자의 복용 편의성을 높이고 약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거나 특허 만료를 앞둔 제품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수단으로 약물전달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약물전달시스템은 전달 경로와 용도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
전달 경로에 따라 경구형, 주사형, 폐흡입형, 경피형, 점막투여형 등으로 분류된다.
가장 일반적이며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경구 투여형은 위장에서 분해된 뒤 위장관 점막을 통해 흡수된다. 주사형은 정확한 양을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으나 주사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약물의 소실 속도가 빠를 수 있다. 폐흡입형은 폐의 넓은 표면적 덕분에 흡수가 빠르며 점막투여형 또한 점막에 존재하는 혈관이나 림프관을 통해 약물을 흡수시켜 빠르게 흡수된다. 경피형의 경우 패치와 연고 형태로 피부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장시간 연속 투여가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용도에 따라서는 방출제어형, 약효지속형, 표적집중형, 인공지능형으로 분류된다.
방출제어형은 환자가 약물을 흡수하기 어려운 경우 약물을 천천히 방출해 오랜 시간에 걸쳐 흡수되게 해 약물의 유효 혈중농도를 지속시키는 방법이다. 약효지속형은 약물의 녹는 속도와 흡수 속도가 빠른 경우 유효 혈중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계속 투여하거나 서서히 방출되게 해 혈중 유효농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표적집중형은 항체, 리포솜, 에멀션 등 미립자로 된 운반체를 이용해 특정 부위에서만 약효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인공지능형은 고분자를 활용해 인체 내에서 필요할 때만 약물을 방출하도록 조정하는 지능형 시스템이다.
최근에는 고분자와 항체를 활용한 약물전달시스템 개발이 한창이다. 엑소좀과 mRNA(메신저 리보핵산)가 약물전달시스템의 새로운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엑소좀은 세포막과 동일한 지용성 물질이 표면을 둘러싸고 있어 몸 안의 어느 조직이든 통과할 수 있다. 엑소좀에 담긴 단백질, 지질, RNA 등은 세포의 구성성분과 동일해 조직의 성장, 재생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 최근 엑소좀이 세포 속을 드나들며 신호를 전달하는 우체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져 바이오 기업들은 이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mRNA를 활용한 약물전달시스템은 특정 암 조직에 고농도의 약물을 전달하는데 활용된다. 암 세포를 파괴하거나 특정 단백질을 억제하는데 사용된다. 다만 mRNA 기술은 아직 불안정해 mRNA를 체내에서 보호해줄 수 있는 보호막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지질나노입자를 가장 많이 활용해왔으나 초저온 상태를 유지해야만 유통이 가능한 등 단점이 있다.
최근에는 리포좀 기반의 mRNA 전달체 개발에 나선 곳도 생겼다. 차백신연구소는 리포좀 기반의 mRNA 전달체 '리포플렉스'를 개발하고 있다. 리포좀에 차백신연구소가 개발한 면역증강제를 첨가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지 않고, 동결건조 가능해 별도의 콜드체인을 구성할 필요 없이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mRNA 기반의 약물전달시스템을 적용한 항암 백신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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