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미국 핵협상 제안 비판하면서 완전 거부는 안 해

기사등록 2025/06/04 21:36:28 최종수정 2025/06/05 00:16:24

미, 2015년 3.76%농축 허용받았던 이란에 완전포기 요구

[테헤란(이란)=AP/뉴시스]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5월 20일 이란 테헤란에서 지난해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고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을 추모하는 자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5.05.20.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4일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핵협상 기준안을 비판했으나 미국과 다시 핵합의를 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거부하지는 않았다.

AP 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란 회교혁명의 호메이니 사망 기일 연설에서 미국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의 제안를 "우리 이란의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100% 반대하는"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되풀이했다.

미국이 오래 전부터 이란 핵산업의 전부 해체를 추진해왔고 "불손하고 건방진 미국 지도자들은 말만 바꿀 뿐 이 요구를 반복해왔다"는 것이다.

미국 및 이스라엘의 현 정권들은 그런 목적을 조금도 달성하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하메네이는 강조했다.

하메네이의 발언에서 트럼프 정부와 5차례 협상을 진행하면서 이란이 보여온 '우라늄 농축 완전 포기' 요구에 대한 강력한 거부감을 읽을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말하는 등 미국은 이란에 농축 완전포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AP 통신은 실제 위트코프 특사가 첫 제안에서 이와 관련해 정확히 어떻게 제안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메네이가 이날 연설에서 말하지 않는 것도 같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하메네이는 협상 자체를 거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의 협상을 이란 경제를 극도로 압박하고 있는 미국 제재의 해제 기회로 보기 때문이다.

또 하메네이는 우라늄 농축을 어느 선까지 허용해달라고 특정해서 요구하지 않았다. 핵무기 제조에 90% 농축 순도의 핵물질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란은 현재 그 직전의 60%까지 농축하고 있다.

이란 협상을 이끌고 있는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미국의 최근 제안에 대해 곧 이란이 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메네이의 루홀라 호메이니 영묘 연설은 이 답변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의 2018년에 3년 전 성사된 열강 6국과 이란 간의 핵합의를 일방 탈퇴했다. 그러나 올 1월 재집권한 뒤 전 바이든 정부가 시작한 이란과 핵합의 부활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2015 이란 핵합의에서 이란은 평화적 발전 용도의 3.76% 우라늄 농축을 허용 받았다. 이 이란 핵합의가 이란의 미사일 개발을 허용하고 제재를 너무 광범위하게 해제해 주었다고 비판하며 탈퇴했던 트럼프는 이란과 협상하면서 이전의 3.76% 농축도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는 3% 정도 허용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재 60%까지 올라온 이란이 받아들일 것인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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