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딘 드블루아 감독
2일 오전 화상 간담회로 국내 언론 만나
"다 통제 못 하는 실사영화 그게 곧 장점"
제작비 2억 달러↑ 역동적 액션 볼거리
"실사 영화만이 가진 생명력 넣고 싶어"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애니메이션과 달리 제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생기죠. 그게 실사 영화의 매력 아닐까요."
딘 드블루아(Dean DeBlois·55) 감독은 말하자면 '드래곤 길들이기' 시리즈의 아버지다. 그는 2010년과 2014년 그리고 2019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 3부작의 연출·각본·기획을 도맡았다. 드블루아 감독은 필모그래피의 전부라고 할 수 있는 이 시리즈를 이번엔 실사 영화로 내놨다. 2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그는 애니메이션과 실사의 큰 차이점을 "자유로움"이라고 말했다. 완벽에 가깝게 세운 계획 하에 만들어지고 그 과정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과 달리 실사 영화엔 예측할 수 없는 것들이 많고 그래서 그게 더 좋았다는 얘기였다.
"배우들과 함께 수없이 많이 연습한 뒤에 실제 촬영에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일단 카메라가 돌아가기 시작하면 배우들의 개성과 그들만의 리듬 그리고 배우 간 교류에 따라서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 나타나죠. 그게 참 놀랍습니다. 그런 것들 덕분에 이 영화가 좋은 작품이 됐다고 생각해요."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6월6일 공개)는 용과 맞서 싸우기 위해 바이킹들이 모여든 섬 버크아이랜드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히컵'(메이슨 테임즈)은 이 마을의 리더이자 전설직인 전사 '스토이크'(제라드 버틀러)의 아들. 하지만 아버지는 유약하기 만한 아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날 히컵은 가장 난폭한 용으로 불리고 아무도 그 실체를 정확히 알지 못하는 존재인 나이트 퓨어리가 부상을 입고 쓰러진 모습을 발견하고, 그를 죽여서 영웅이 되는 대신 친구가 되기로 결심한다. 이제 히컵은 인간과 용의 공존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는 히컵과 투슬리스(나이트 퓨어리)의 첫 만남과 우정을 그린 애니메이션 1편의 스토리를 따라간다. 차이점이 있다면 실사화 작품답게 실감을 더했다는 점이다. 원작은 다이내믹한 액션 시퀀스로 극찬을 이끌어냈는데, 이번 영화는 아이맥스 카메라 촬영 등을 통해 원작의 액션을 훌쩍 뛰어넘는 실사 액션으로 장점을 극대화했다. '드래곤 길들이기' 제작비는 2억 달러(약 2760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블루아 감독은 실사 영화로 전환에 대해 "생명력을 집어넣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실사 영화이니까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게 일단 중요했죠. 아이슬란드, 스코트랜드, 페로 제도 등에서 촬영했습니다. 히컵과 투슬리스가 함께 하늘을 나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 항공 촬영 사진을 활용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찍은 섬·하늘·구름 이미지를 특수 효과에 활용했어요. 히컵이 투슬리스와 함께 활공하는 장면은 3m 높이 구조물을 만든 뒤 배우가 그 위에서 실제로 용을 타고 나는 듯한 느낌을 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드블루아 감독은 "배우가 광활한 자연에서 직접 연기하자 영화에 생명력이 생기는 걸 봤다. 그러자 영화 역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3부작은 각각 전 세계에서 4억9500만 달러, 6억220만 달러, 5억2500만 달러를 벌어 들이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성공엔 히컵과 함께 용 투슬리스의 매력이 큰 역할을 했다. 투슬리스는 흔히 판타지 영화에서 묘사하는 용의 모습과 달리 큰 눈과 큰 입을 가진 만화적인 캐릭터. 드블루아 감독은 "이 매력을 실사 영화에서도 살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투슬리스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조정해보기도 했어요. 눈 크기를 줄이고, 입도 조금 더 현실감 있게 바꿔 본 거죠. 이런 것들이 하나 씩 쌓이니까 오히려 투슬리스가 낯설어지고 우리가 알던 그 매력이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일부 조정을 하면서도 투슬리스 매력을 최대한 살리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드블루아 감독은 이 작품을 "우리가 늘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르침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고 했다. 이 작품엔 히컵의 성장 뿐만 아니라 아버지 스토이크의 성장이 있고, 마을 구성원 전체의 생각의 전환이 담겼다.
"누군가가 약점이라고 말하는 것이 강점일 수 있죠. 그 강점을 통해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변화시켜 나가는 거고요. 자신을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변화시키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자신을 더 발전시켜 가는 겁니다. 아버지 스토이크는 자신과 또 다른 방식의 용기를 가진 아들을 감명 받고 아들을 인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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