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 교육단체 개최…교사·학생 등 모여
"희생 헛되이 되지 않도록 최선 다할 것"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 등 6개 교육단체는 이날 오후 6시를 기해 제주도교육청 주차장에서 현 교사의 추모제 '선생님을 기억합니다'를 개최했다.
추모제에는 김광수 제주도교육감을 비롯해 교사와 학생, 시민 등 80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진상규명이 추모다' '우리가 서로를 지킵시다' 문구가 기재된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현 교사를 기리는 묵념을 시작으로 추모 영상·공연, 동료교사와 도교육감 추모사 등이 진행됐다. 행사장 뒷편에 마련된 현 교사의 분향소를 향해 추모를 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졸업생 대표로 무대에 오른 현지호(17)군은 "선생님은 성격이 여리셨지만, 학생들에게 늘 긍정적이고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혼자 감당하시며, 결코 주변에 부담을 주려 하지 않으셨다"고 회상했다.
또 "마지막 졸업식 날 선생님과 포옹하며 '선생님 덕분에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됐다. 졸업 후에도 종종 선생님 얼굴 뵈러 찾아올게요'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현 군은 "그 약속을 끝내 지키지 못한 오늘, 이 자리에서 다시 한번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남겨주신 따뜻한 마음과 가르침을 마음에 새긴다"며 "선생님,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항상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고 추모했다.
6개 단체 대표자들은 2023년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로 학교 민원대응팀이 신설됐지만 현실에서는 무용지물이라고 호소했다. 지원과 예산 없이 추진되는 제도와 각종 공문만 늘어나 실효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 교육감은 이날 추모사 발언 직전 교사들에게 짧은 인삿말을 건넸으나 '사과하라' '개선하라' 등의 항의를 받았다.
그는 추모사를 통해 "결코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이 일어난데 대해 제주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너무나 가슴이 미어진다"며 "힘들고 외로웠던 시간을 홀로 감내하면서도 아이들을 위해 열정을 다해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의 헌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고 전했다.
현 교사는 지난 22일 제주시 모 중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교무실에는 '학생 측 민원으로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가 놓여져 있었다. 현 교사의 유족은 현 교사가 학기초부터 개인전화를 통해 학생 측 민원에 스트레스를 장기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전담반을 꾸려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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