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립성, 독립성 원칙 포기 못 해"…구호 확대 촉구
유럽·아랍 20개국, 이스라엘에 "전쟁 중단하라"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미국 주도로 설립한 가자지구 구호 단체 수장이 돌연 사임했다.
25일(현지 시간) AFP에 따르면 '가자 인도주의 재단'(GHF)은 이날 성명을 내 제이크 우드 이사장이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우드 이사장은 "두 달 전 인도주의 작전 경험으로 GHF 활동을 이끌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며 "가자지구의 굶주림 위기에 경악과 슬픔을 느꼈고, 인도주의 지도자로서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꼈다"고 소개했다.
재단을 이끌면서 식량 공급과 분배 문제에 대한 보안 우려 해결, 가자지구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비정부기구의 작업을 보완하는 실용적인 계획 수립 등 그간 맡은 역할을 설명했다.
우드 이사장은 "인도주의 원칙인 인도성, 중립성, 공정성, 독립성을 엄격히 준수하면서 이 계획을 실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게 명확해졌다"며 "이는 내가 결코 포기하지 않을 원칙들"이라고 사임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채널을 통해 가자로 구호물자 공급을 크게 확대하라"며 "모든 관련 당사자가 지체나 편향, 차별 없이 구호물자 전달을 위한 혁신적인 새로운 방법을 계속 탐색하라"고 촉구했다.
GHF는 미국과 이스라엘 지원을 받아 지난 2월 설립된 신생 법인이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구호 물품을 통제한다는 이스라엘 측 지적에 따라 인도적 지원을 관리하기 위해 만들었다.
지난 14일 이스라엘 정부와 합의 끝에 5월 말 전까지 가자지구에서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하며, 운영 첫 90일 동안 3억인분 식량을 분배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번 사임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재점령을 염두에 둔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개시해 대규모 공격 중인 가운데 발생했다.
가자 보건부는 이날 하루 새 가자 전역에서 최소 34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이 전면 공격을 재개한 지난 3월 18일 이래 발생한 사망자는 3785명, 총 사망자 수는 5만3939명으로 집계됐다.
이스라엘이 지난 3월 이후 가자를 전면 봉쇄한 이후 지원이 끊기면서 기아 위험이 급증하고 있다고 기관들은 경고하고 있다.
유럽과 아랍 20개국으로 구성된 '마드리드 그룹'은 이날 장관급 회의를 열어 이스라엘에 "비인도적이고 무의미한 전쟁을 중단하라"고 촉구에 나섰다.
개최국인 스페인은 각국에 이스라엘 정부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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