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노조, 스승의날 맞아 설문조사 결과 공개
이직·사직 이유 77.5% "교권침해·과도한 민원"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대비 필요하다" 81.2%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교사 5명 중 3명이 지난 1년 동안 교단을 떠나는 것을 고민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권 침해, 낮은 임금, 과도한 업무 등이 이유로 꼽혔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스승의 날'을 맞아 전국의 유·초·중·고·특수학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설문 결과 최근 1년간 이직 또는 사직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응답한 교사는 전체의 58%(매우 그렇다 31.3%, 그렇다 26.7%)로,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적이 없다는 응답(26.8%)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20~30대 교사들이 5점 만점에 평균 3.7점 이상으로 응답해, 3.3점 전후를 기록한 40~50대 이상 교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직·사직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이나 사직을 고민한 이유(복수응답)로는 '교권 침해 및 과도한 민원'(77.5%)이 가장 많았으며, '낮은 임금'(57.6%), '과도한 업무'(27.2%)가 뒤를 이었다.
교사 56.7%는 '최근 1년간 학생에게 교권 침해를 당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고, 44.0%는 '보호자로부터 교권 침해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 23.3%의 교사가 '교권 침해로 인해 정신과 상담이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교권 보호 시스템 관련 조사에서는 '수업 방해 학생 분리 제도가 잘 운영되고 있다'는 응답이 13.4%, '민원 응대 시스템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응답이 14.0%에 불과했다.
교사들이 수업 연구보다 각종 행정업무를 우선적으로 처리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90.9%(매우 그렇다 61.1%, 그렇다 29.8%)에 달했다. 또한 55.1%의 교사가 시간 외 근무 신청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91.3%는 시간 외 근무 신청 없이 학교나 집에서 업무를 처리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현재의 교사 보수 수준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의견은 84.4%(매우 불만족 58%, 불만족 26.4%)였다. 공무원(교원) 보수 및 수당에 물가 연동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에 97.5%가 동의(매우 동의 87.7%, 동의 9.8%)했다.
응답자들은 정상적인 교육활동 보장을 위한 가장 시급한 과제로 '무고성 아동학대 신고 및 현장체험학습 사고 등에 대비한 교육활동 보호 대책 마련'(81.2%)을 꼽았다.
교원 감축과 관련해서는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정원을 감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77.3%(매우 부적절 56.1%, 부적절 21.2%)로, 적절하다는 응답(10.1%)보다 약 8배 높았다.
현재 교사 정원 산정 방식에서 '교사 1인당 학생 수'뿐 아니라 다양한 기준을 사용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초·중·고 학급당 학생 수 최대 20명 상한을 교원 정원 산정 기준에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이 71.1%였다. '학교급별 교사 1인당 적정 수업 시수를 정원 산정 기준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 48.6%, '교육 전문성이 필요한 교무 업무를 담당할 교무학사전담 보직교사제를 시행하기 위한 추가 정원 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37.2%로 나타났다.
교사라는 직업이 우리 사회에서 존중 받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한 교사가 64.9%(매우 그렇지 않다 32.8%, 그렇지 않다 32.1%)로, '존중받고 있다'는 응답(8.9%)과 큰 차이를 보였다.
교사노조연맹 이보미 위원장은 "요즘은 교사들이 스승으로서의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기보다 열악한 교육 여건과 급변하는 교직 문화 속에 이직을 고민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현장 교사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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