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초청에 1억원 vs 산나물 판매 수익 4500만원
산나물 농가는 들러리, 문화재단은 문화 향유 강조
[태백=뉴시스]홍춘봉 기자 = 강원 태백시가 주최하고 태백산나물축제위원회가 주관해 지난 2~5일까지 3일간 개최한 ‘2025 천상의 산나물 축제’가 본래 취지를 벗어난 행사 운영으로 비판을 사고 있다.
태백시 장성동 탄탄마을에서 열린 이번 천상의 산나물축제의 산나물 판매 수익은 4500만원에 불과했지만, 인기가수 섭외에는 9800만원이 쓰였다.
축제의 핵심은 태백 고원의 청정 산나물을 널리 알리고, 산나물 농가의 판로를 넓히는 것이었지만, 실상은 무대 위 가수들의 열창만 기억에 남은 행사였다는 지적이다.
특히 송가인 등 트로트 스타 5명을 포함한 가수 초청에만 축제 전체 예산의 상당 부분이 집중된 점은 “산나물은 구색일 뿐”이라는 비판을 부추겼다.
태백시와 문화재단은 공연이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실제 축제 효과는 ‘관광객 유입’과 ‘지역 판촉’이라는 본래 취지에서 크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
가수 초청 예산은 관련 부서 외 예산까지 동원해 총 9800만원이 투입됐고, 정작 산나물 판매는 3000박스, 4500만원 매출에 머물렀다.
태백시민행동 위청준 위원장은 “산나물 농가를 위한 축제가 아니라 가수 콘서트로 전락했다”며 “본질이 훼손된 대표적 예산 낭비 사례”라고 비판했다.
고재창 시의회 의장 역시 “가수초청에 당초 목적과 다른 예산이 투입되고, 특히 시의회 사전 보고도 없이 예산이 전용되었다”며 “당초 축제예산은 2억500만원인데 인기가수 초청 예산은 별도라는 문제점 등을 간담회를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축제는 ‘폐광지역에서 다시 맞는 봄’이라는 상징적 메시지를 내세웠지만, 지역 경제와의 연계는 미약했고, 콘텐츠 구성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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