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트로닉스, 소액공모 유증 미달…주가 5분의 1토막에 투심 '싸늘'

기사등록 2025/04/30 10:07:50

10억원 조달에 청약 84.76% 그쳐

주가 부진 장기화에 투자자 외면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코스닥 상장사 시지트로닉스의 소액 일반 공모 유상증자가 이례적으로 미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2023년 상장한 이래 주가가 공모가 대비 5분의 1토막 나는 등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지트로닉스는 지난 28~29일 진행한 10억원 규모 일반공모 유상증자 청약에서 84.76%의 청약률을 기록했다. 총 17만9211주 모집에 15만1900주 청약에 그쳤다. 이에 따라 유상증자 규모는 기존 10억원에서 8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며 청약 미달된 주식은 미발행 처리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4일 시지트로닉스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억원 규모의 소액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발행 가액은 할인율 30%가 적용된 5580원으로 공시 당일 종가인 6650원을 20% 가량 밑도는 가격이었다.

시지트로닉스가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은 주가가 최근 강한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시지트로닉스의 주가는 지난 10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지난 14일에도 22% 넘게 뛰었고 17일에는 재차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에 지난 22일 한국거래소로부터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유증 결의와 함께 주가는 곧바로 내리막을 탔고 청약 둘째날에는 주가가 신주발행 가액을 밑돌기 시작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유증을 통해 주식을 받더라도 오히려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에 청약을 포기하는 투자자들이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주가가 장기간 하락 흐름을 보여온 점이 청약 미달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 지난 2023년 8월 공모가 2만5000원으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시지트로닉스는 상장 첫날 7.60% 하락을 시작으로 주가 하락이 계속되면서 전일 종가 기준 5440원까지 하락했다. 1년 9개월 만에 주가가 5분의 1토막 난 셈이다. 상장 이래 주가가 공모가를 웃돌았던 것은 지난 2023년 8월 21일(2만5450원)이 마지막이다.

상장 후 첫 자금조달을 10억원 미만 소액공모 증자로 진행한 점도 투자자들의 불신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10억원 미만의 자금을 조달하는 소액공모는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심사 절차나 기업실사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비교적 간단하게 투자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은 한계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도 알려져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최근 다수의 상장사들이 유상증자 추진과 관련해 수차례 정정을 요구 받으면서 증권신고서 제출 의무가 면제되는 소액공모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면서 "투자자를 위한 보호 장치가 한 단계 생략된 만큼 증자 과정의 투명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8년 설립된 시지트로닉스는 반도체 소자 전문기업이다. 비메모리 반도체 중 개별 소자 분야에 속하는 실리콘(Si) 소재를 이용해 정전기 방호소자, 센서, 전력반도체 등 특화반도체 소자를 제조, 판매하고 있다. 정전기, 센서, 파워, RF(라디오 주파수) 반도체를 비롯해 LED 조명, 디스플레이, 자동차, 웨어러블 분야에 특화된 반도체 소자를 공급하며 성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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