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 이재명 첫 일정은 '현충원·SK하이닉스'…윤여준 영입도(종합)

기사등록 2025/04/28 17:14:36 최종수정 2025/04/28 17:30:24

李, 국립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 시작

SK하이닉스 찾아 간담회 실시…반도체특별법 제정 공약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장기 전력 공급 주요 의제로 검토"

윤여준 전 장관 영입 사실 공개…선대위원장 내정

[이천=뉴시스] 국회사진기자단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가 28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에서 열린 ‘K-반도체’ AI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에 참석하며 곽노정 CEO와 인사하고 있다. 2025.04.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정금민 신재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선 승리 후 첫 일정으로 28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SK하이닉스를 방문했다. 원내 1당 대선 후보로서 '통합·성장'을 강조하며 수권 능력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이천에 있는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에서 'K-반도체 AI메모리반도체 기업 간담회'를 열고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생태계 육성 방안을 점검했다. 대선 후보 확정 후 첫 공약으로 '반도체특별법제정'을 약속한 데 이어 AI(인공지능) 정책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국가 경제는 결국 기업 활동에 의해 유지될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민생을 책임지는 우리 정치도 경제 성장 발전에 총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국민들이 대한민국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며 "최근 무역상황을 보면 일방적인 미국의 관세 인상과 보호무역주의가 수출 중심의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 중에서 미래 첨단 산업의 육성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반도체 산업이 혹여라도 큰 타격없이 앞으로도 세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의견을 듣고 싶다"며 "최근 전력 문제 때문에 다들 고생하는데 그 문제도 얘기를 들어보고 싶고 특히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 기술 생태계 구축에 어떤 준비들이 필요할지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골자로 한 '반도체 공약'도 발표했다. 공약에는 세제 혜택 확대, 반도체 RE100 인프라 구축, 인재 양성 지원 등이 담겼다.

다만 업계가 요구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주 52시간 근로제 예외)은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민주당은 52시간 예외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고 산업 지원에 대한 내용만 담은 반도체 특별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한 상태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그런 논쟁적인 이슈들보다는 실질적으로 기반 시설을 확보하거나 세제 지원 등 관련 업계가 당장 필요로 하는 것들을 해결할 필요가 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이 민생을 개선하려면 결국 경제가 활성화돼야 하는데 경제활성화의 주체는 기업인 것이 분명하다"며 "지금 당장 문제되는 것은 용수뿐만 아니라 전력 공급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장기 전력 공급 계획도 불확실하고 용수공급도 꽤 문제가 있어서 논쟁 거리인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함께 논의하고 앞으로도 주요 의제를 놓고 계속 검토해나가야 될 것 같다"고 했다.

간담회에 앞서 이 후보는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민석·전현희·홍성국·김병주·송순호 최고위원, 조승래 수석 대변인 등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도 찾았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이 후보는 현충탑을 향해 분향·묵념한 뒤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꼭 만들겠습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후보는 이어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 포스코 초대 회장인 박태준 전 국무총리 묘역을 참배했다. 그동안 민주당 내 논쟁거리로 여겨졌던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며 '통합 행보'를 강조한 것이다.

이 후보는 참배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제·안보·안전 모든 문제에 있어 위기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국민의 힘을 최대한 하나로 모아야 한다"며 "소위 말하는 통합의 필요성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시기"라고 했다.

그는 이어 사자성어 '구동존이'를 언급하며 "좌우의 통합이든 보수와 진보의 통합이든 똑같아질 수는 없겠지만 차이는 차이대로, 공통점은 찾아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보는 박 전 총리 묘역을 찾은 데 대해서는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이 'DJP 연합, 일종의 진보·보수 통합 정권의 일종의 옥동자다, 한번 찾아가보자'라고 (제안)했고 (저도) 동의해서 일정에 없던 박 전 총리 묘소를 한번 둘러보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보수 진영 원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윤 전 장관은 과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안철수 후보 등을 도우며 중도·보수 선거 전략가로 활동해왔다. 이 후보는 당 대표 신분이던 지난해 10월 윤 전 장관과 만나 오찬을 하며 정치 현안에 대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오는 30일쯤 열리는 선대위 발족식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식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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