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절감 내세운 머스크의 '피의 숙청'은 실패작

기사등록 2025/04/25 10:05:56 최종수정 2025/04/25 10:46:23

2864조 절감 공약했으나 실제 감축액은 215조

해고 비용 186조에 소송 비용 추가로 더 들어

실제 해고 인력은 매년 은퇴 공무원보다 적어

[옥슨힐=AP/뉴시스]일론 머스크가 지난 2월20일(현지시각) 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전기톱을 들고 무대에 등장했다. 자신이 연방 정부 공무원 감축을 주도하고 있음을 강조한 행위다. 그러나 머스크가 실제로 감축한 공무원은 예년의 은퇴 공무원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5.4.25.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일론 머스크가 주도하는 미 정부효율화부(DOGE)의 연방 정부 공무원 감축 작업이 정부 예산을 절감하기는커녕 오히려 늘릴 전망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는 DOGE가 막대한 예산 절감을 할 것이라며 DOGE 배당금을 미국인들에게 나눠줄 여력이 생길 수도 있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DOGE업무에서 손을 떼기 시작한 머스크가 절감 액수가 1500억 달러(약 215조 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머스크가 약속했던 1조 달러(약 1432조 원) 절감액의 약 15%이며, 당초 제시했던 2조 달러 절감 목표의 8%도 되지 않는다. 또 2024 회계연도 미 연방정부 지출 7조 달러(약 1경27조 원)에 비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다.

비영리단체 ‘파트너십 포 퍼블릭 서비스’는 해고, 재고용, 생산성 손실, 유급 휴직 등으로 인해 올해 발생할 비용이 1350억 달러(약 186조 원)를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예일대 예산연구소는 DOGE로 인해 국세청(IRS)에서 2만2000 명이 이탈하면서 내년 세수가 85억 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밖에도 DOGE의 조치를 막으려 제기된 소송에 대응하는 비용이  더 들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관련된 약 200건의 소송과 항소 가운데 최소 30건이 DOGE와 관련된 것이다.

DOGE는 연방 민간 공무원 240만 명 가운데 최소 12%를 감축 대상으로 삼았다. 하지만 계획된 감축 수치와 실제 퇴직자 수에는 격차가 있다.

퇴직 장려금을 지불해 퇴직시킨 인력과 해고한 인력이 모두 10만 명이며 이는 매년 은퇴하는 공무원 수보다 수천 명 적은 수준이다.

10만 명 퇴직자 가운데 최소 4분의 1이 법원 판결에 의해 복직됐다. 일부는 핵무기 안전관리, 항공안전 보장, 조류독감과 에볼라 방역 업무를 수행하던 인력 등 DOGE가 “실수로” 해고한 이들이었다.

법원이 복직을 명령한 후, 정부는 대부분을 복직시키지 않고 유급 휴직 상태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연방 정부의 인건비 부담이 이중으로 들고 있다. 

트럼프 취임 1주일 뒤 인사관리국(OPM)은 200만 명이 넘는 연방 공무원들에게 사직서를 내고 9월까지 급여를 받거나, 아니면 언제든 해고될 위험을 감수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이 조치로 약 7만5000명이 퇴직했다. 이들이 가을까지 급여를 받게 된다.

2월 중순, OPM은 연방정부 수습직원 22만 명 전원을 겨냥했고 지난달 13일까지 20개 가까운 기관에서 약 2만4000 명의 수습직원이 해고됐다.

그러자 그날 메릴랜드 연방지방법원이 불법으로 판결해 복직을 명령했다. 이에 정부가 항소하면서 이들을 모두 유급 휴직 처리했다.

그 결과 이들이 평균 10만6000 달러(약 1억5200만 원)의 연봉을 받으며 최종 판결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인 대부분은 공무원 감축에 찬성한다. 그러나 공화당 유권자들조차 머스크의 “피의 숙청” 방식에 피로감을 보이고 있다.

이번 달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8%가 머스크 방식에 반대했고 60%는 머스크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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