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수혜 종목이었는데"…80% 폭락한 '이 코인'

기사등록 2025/04/21 16:32:04 최종수정 2025/04/21 17:48:24

1700→320원대로 추락

바이낸스 마켓메이커 부정행위 적발

"마켓메이커 리스크 관리 체계 갖춰야"

[서울=뉴시스] 무브먼트 로고. (사진=무브먼트) 2025.04.21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 무브먼트 로고. (사진=무브먼트) 2025.04.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선택을 받으면서 올해 유망 종목으로 기대를 모았던 무브먼트(MOVE) 코인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 유동성을 담당하는 마켓메이커의 부정행위가 발견되면서다. 마켓메이커의 리스크 관리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다른 코인도 똑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무브먼트는 빗썸 기준 이날 320원대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월 최고가(1702원) 대비 81% 폭락한 수치다. 사실상 연초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 반등없이 떨어지기만 한 셈이다.

이는 시장 기대감이 무색한 움직임이다. 무브먼트는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가상자산 프로젝트 '월드리버티파이낸셜(WLFI)'이 지난 1월 200만달러(29억원) 상당의 무브먼트를 매수하면서 '트럼프 수혜 종목'으로 눈길을 끈 바 있다.

특히 같은 기반 가상자산 수이(SUI)가 지난해 알트코인 신흥강자로 떠오른 점도 투자 포인트로 꼽혔다.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등 국내 3대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에 모두 상장되기도 했다. 통상 국내 3대 대형 거래소 동시 상장 가상자산은 인기 종목으로 간주된다.

인기 코인이 추락하기 시작한 발단은 글로벌 1위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통보다. 바이낸스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무브먼트 마켓메이커의 비정상 거래행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바이낸스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 마켓메이커는 무브먼트 상장 직후 총 6600만개를 대량 매도해 3800만달러(539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바이낸스는 이를 발견한 직후 해당 마켓메이커를 퇴출하고 수익을 동결했다. 바이낸스 측은 "적발된 마켓메이커는 매수 유동성 없이 단기적 대규모 매도에만 집중했고, 이는 시장 질서를 심각하게 왜곡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마켓메이커는 과거에도 비정상 거래행위로 제재를 받은 다른 가상자산 프로젝트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 구체적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무브먼트는 사태 직후 3800만달러 규모의 바이백(자사 토큰 매입)등 시장 달래기에 나섰다. 또 외부 감사인을 선임해 마켓메이커 부정행위 조사도 착수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까지 하락세가 계속되는 것을 감안하면 효과는 미비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개별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넘어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구조적 취약성이 드러난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동성을 주도하는 마켓메이커에 대한 리스크 관리 체계가 갖춰지지 않는다면 이같은 문제는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심 악화는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가상자산 리서치 임원은 "무브먼트 코인 가격 급락은 초기 유동성을 주도하는 마켓메이커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가상자산 산업 전반이 안고 있는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거래소와 프로젝트 모두 보다 정교한 마켓메이커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다"며 "신뢰와 투명성이라는 기본 시장 메커니즘을 장착하지 않는다면 투자자의 신뢰는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