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인스타그램 매각 위기?…반독점 소송 재판 시작

기사등록 2025/04/14 16:24:13 최종수정 2025/04/14 17:38:24

FTC, 메타가 인스타그램·왓츠앱 인수 건 관련 "시장 경쟁 저해"

메타 측 "틱톡, 유튜브 등과 치열하게 경쟁…독점 될 수 없어"

[파리=AP/뉴시스] 14일 BBC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메타(Meta)를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 재판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가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한 것이 독점인지 여부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14일 BBC에 따르면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메타(Meta)를 상대로 낸 반독점 소송 재판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다. 재판은 수 주간 진행될 예정이고 메타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와 셰릴 샌드버그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모두 증언대에 설 것으로 보인다.

메타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했다. 당시 FTC는 메타의 인수건을 검토하고 승인했지만 "결과를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FTC는 인수 이후 메타가 시장 경쟁을 저해한다고 봤고,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매각하도록 요구하며 법적 공방이 시작됐다.

밴더빌트 로스쿨의 반독점 교수인 레베카 호 알렌스워스는 "FTC는 메타가 인스타그램을 인수해 페이스북에 대한 경쟁 위협을 무력화하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저커버그는) 경쟁하는 것보다 사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저커버스 스스로 한 말이 재판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메타는 반독점 소송에서 인수 의도보다 합병의 결과를 강조할 가능성이 높다.

알렌스워스 교수는 "저커버그는 '이 합병의 결과로 소비자들이 더 나아졌는가?'라고 말할 것"이라며 "그들은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의 소유가 됨으로써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모습이 되었다는 많은 증거를 제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인 2020년 12월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트럼프에게 직접 소송 철회를 요구했고, 이에 메타는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당시 메타 측은 "FTC의 이번 소송은 현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련 소송이 진행되기 한 달 전인 지난달 민주당 출신 FTC 위원 2명을 해임해 FTC 내부는 일시적으로 공화당 위원만으로 구성되기도 했다. 해임된 위원들은 해임이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하며 행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에서 FTC가 승소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한다.

로라 필립스 소여 조지아 대학교 경영법 부교수는 "인스타그램이나 왓츠앱 매각을 진지하게 고려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며 "메타가 운영하는 개인 네트워크 서비스 영역에서는 더 많은 경쟁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메타 측은 "이번 재판에서 제시될 증거는 전 세계 17세 청소년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보여줄 것"이라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은 중국 기업 소유의 틱톡, 유튜브, 엑스(X, 전 트위터), 아이메시지 등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반독점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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