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림큐브에서 17일 개막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책은 사유의 장치이자 감각의 매체다”
'빛이 나는 책'을 만들어 온 미디어 작가 강애란 이화여대 서양화과 교수의 지난 40년간 작업 궤적을 총망라하는 전시가 열린다.
유아트랩서울은 오는 17일부터 강애란 작가의 개인전 '사유하는 책, 빛의 서재: 강애란 1985–2025'를 서울 종로구 돈화문로에 위치한 수림큐브에서 개최한다.
전시를 기획한 유아트랩서울 이승아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디지털 시대의 예술과 기억, 여성성과 책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작가의 작업세계를 폭넓게 아우른다"며 ‘라이팅북’을 기반으로 한 미디어 설치가 예술성과 기술적 실험을 결합한 새로운 전시 형식으로, 빛과 공간으로 구현된 서사 속을 유영하듯 경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림큐브의 공간 구조를 따라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작가의 40년 작업 흐름에 맞춰 총 7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미러 효과를 통해 천장과 바닥으로 확장된 설치물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흐리며, 마치 책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지하 1층에는 1980~1990년대 사이 석판화와 보따리 주조(casting) 연작 등 초기작업이 전시되며, 1층은 2016년 이후 발표된 라이팅북(Lighting Book) 시리즈와 VR 설치, 인터랙티브 미디어 작업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2층은 미디어 캔버스 페인팅(Media Canvas Painting), 하이퍼북(Hyper Book), 영상 설치 등 책과 기술의 인터페이스 실험이, 3층은 라이팅북과 강애란의 자전적 아카이브를 통해 책의 존재론적 확장을 사유하는 공간으로 연출된다.
지상 3층은 작가의 그간의 여정을 보여주는 작업 아카이브를 서재로 구성한 공간을 통해 작가의 예술적 여정을 총망라한다. 1986년부터 2025년까지의 다양한 자료와 작품들을 통해 작가의 사유 과정과 작품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정면의 가장 큰 벽에는 20세기 한국사회에서 독립적으로 삶을 살았던 근현대사의 여성(나혜석, 김일엽, 최승희, 윤심덕, 위안부 등)의 책을 다루고 있다. 이 작업은 이들의 삶의 궤적과 그에 대한 사유를 책이라는 매체로 재구성해 여성 주체들의 존재와 목소리를 시각적으로 되살려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전시는 5월31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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