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운영비, 시비로 충당하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구리=뉴시스]이호진 기자 = 경기 구리시가 민선 8기 들어 추진해온 구리시민축구단(K4) 창단이 수년째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8일 구리시와 구리시의회에 따르면 시는 스포츠를 통한 시민 공감대 형성과 체육 인프라 개선을 위해 2022년부터 구리시민축구단 창단을 추진 중이다.
시민축구단은 국장을 포함한 직원 4명과 감독과 코칭스태프, 선수 등 31명으로 구성돼 K4리그에서 다른 지역팀들과 경쟁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시는 2022년 11월 시민축구단 창단 관련 용역을 발주하는 등 준비과정을 거쳐 2023년부터는 조례 제정과 예산 편성을 추진 중이나, 의회와의 입장차로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2023년 홈구장 시설개선비용 삭감을 시작으로 2024년 본예산 심의에서도 시민축구단 관련 예산 전액이 삭감됐으며, 올해도 관련 예산이 한 푼도 편성되지 않은 상태다.
물론 시의회가 관련 예산을 삭감하고 조례안 상정을 보류한 것 역시 이유는 있다.
2023년 홈구장 시설개선비의 경우 관련 조례안 마련이나 홈구장 선정 등 시민축구단과 관련해 구체화된 사항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예산 요구였던 만큼 거부할 명분은 충분했다.
이후 시민축구단 관련 조례 상정 보류와 예산 삭감 역시 시민축구단 운영에 지속적인 시 예산이 투입되는 것과 홈구장 문제, 법인 성격 등에 대한 집행부와 시의회의 입장차가 상당했던 만큼 어느 쪽의 잘잘못을 가리기는 어려운 상태다.
다만 의회가 제기한 지나친 시 재정 의존 문제는 경기침체와 지역 기업체 부족 등으로 후원사 확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당장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단 시는 후원업체를 계속 모집하면서 시의회와 소통해 시민축구단 창단에 대한 의견차를 좁혀나간다는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축구에 관심이 있는 일부 시민을 위해 매년 13억원이 넘는 운영비를 시 예산으로 투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운영비 부분이 어느 정도 민간후원으로 해결되기 전까지는 동의하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구리시 관계자는 “현재는 후원업체 모집 외에 달리 추진하고 있는 것은 없다”며 “향후 의회와 협의해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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