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페이 받는 손목닥터, '꼼수' 통한다?…시 "현재 기술로 해결 불가"

기사등록 2025/04/02 09:22:45

"휴대폰 흔들어도 걸음 수 올라간다" 민원

43만점 쌓은 사례도…음식점 등서 사용 중

市 "다른 걸음 수 측정앱도 사용하는 방식"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손목닥터 9988 100만 참여 기념행사가 열린 작년 6월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무동력 트레드밀을 걷고 있다. 2024.06.18.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전용 앱을 통해 건강 습관 형성, 자가 건강관리 등을 지원하는 서울형 건강관리 사업인 손목닥터9988에 대해 편법 점수 쌓기가 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기술적 한계가 있다며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민원인 A씨는 손목닥터9988 이용자들이 편법으로 점수를 쌓고 있다며 시에 개선을 촉구했다.

A씨는 걷지 않고 제자리에서 휴대전화를 흔드는 편법이 횡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는 "손목닥터9988은 시민의 건강을 위해 생긴 정책이지만 걷지 않고 휴대폰만 흔들어도 걸음 수가 올라간다는 문제가 있다"며 "편법으로 포인트를 획득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A씨는 그러면서 "반드시 걸어야 걸음 수가 올라가도록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며 "편법으로 포인트를 획득하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목닥터9988은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건강 습관 형성, 자가 관리 등을 지원하는 서울형 건강관리 프로그램이다. 하루 8000보 이상(70세 이상은 5000보) 걸으면 매일 200점(포인트)을 쌓을 수 있다. 획득한 점수(1포인트=1원)는 서울페이로 전환해 병원, 편의점 등 약 25만개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A씨 민원 내용처럼 직접 걷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시계를 흔드는 방식으로 8000보를 채워 점수를 얻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판에 서울시는 현재로서는 해법이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시는 "손목닥터9988 앱에서 걸음 수를 측정하는 방법은 스마트폰에 장착돼 있는 기기(센서)를 이용하는 방법으로, 스마트폰 움직임(흔들림)을 감지해 걸음 수를 측정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방법은 다른 걸음 수 측정앱(삼성 헬스, 애플 건강 등)에서도 사용하는 방식이다. 단점은 실제 걷기, 달리기 행위와 손에 들고 흔드는 행위의 구분이 안 되는 것"이라며 "안내해 드린 단점은 현재 과학 기술로는 해결이 안 되는 상황이다. 제안하신 내용을 반영할 수 없는 점 양해 바란다"고 밝혔다.

걸음 수 신뢰 문제는 손목닥터9988 사업 자체의 근간과 직결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하루도 빠지지 않고 365일 8000보 이상 걸은 것으로 집계돼 매일 200점을 받은 참여자는 1186명으로, 이 중 70세 이상(5000보)은 97명이었다.

참여자 중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사람은 총 43만2780점을 적립했다. 손목닥터 참여자들은 점수를 주로 음식점(31.9%), 편의점·마트(22.5%), 약국(8.2%) 등에서 사용했다.

시는 손목닥터9988을 걷기 뿐 아니라 건강장수센터, 금연클리닉, 당류 저감 등을 아우르는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적립금 활용처가 늘어나는 만큼 손목닥터9988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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