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은둔 청소년 10명 중 6명 '죽음' 생각…72% "벗어나고 파"

기사등록 2025/03/25 12:00:00 최종수정 2025/03/25 12:42:24

여가부 첫 실태조사 실시

72%가 18세 전 고립·은둔

60% "정신건강 좋지 않아"

18% "고립·은둔 인정 안해"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집 밖, 방 밖을 나가지 않는 고립·은둔청소년 10명 중 6명이 '죽고 싶다'고 생각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70%가 현재 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25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과 함께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전국 9~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첫 고립·은둔청소년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고립·은둔 청소년'이란 지적장애나 정신질환이 없으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방이나 집 안에서 보내고 학업이나 취업활동을 하지 않는 9세에서 24세 연령의 청소년을 말한다. 이들은 보통 가족 이외의 사회적 접촉이 거의 없다. 이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고립·은둔 청소년으로 분류된다.

고립·은둔청소년을 선별하는 1차조사에선 전체 응답자 중 1만9160명 중 고립청소년이 12.6%(2412명), 은둔청소년이 16%(3072명)으로 집계됐다.

삶의 만족도(10점 만점)를 묻는 질문에선 고립·은둔청소년의 평균은 4.76점으로, 고립·은둔에 해당하지 않는 청소년(7.35점)보다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2차 조사는 고립·은둔청소년만(213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성별로 보면 여자(70.1%)의 비율이 남자(29.9%)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학 여부로 보면 57.6%가 현재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것으로, 42.4%는 비재학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본인 가정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중간 혹은 그 이하로 평가하고 있었다. 16.3%만이 '높은 편'이라고 답했고 42.4%는 중간, 41.4%는 낮다고 답했다.

아울러 고립·은둔청소년의 대부분인 72.3%가 18세 이하에 고립·은둔을 시작했다고 했고, 그 이유로는 '친구 등 대인관계 어려움'이 65.5%로 가장 높았다. 19~24세의 경우 '진로 및 직업'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립·은둔 기간을 살펴보면, 2년 이상 3년 미만이 17.1%로 가장 많았고 3년 이상도 15.4%에 달했다.

또 39.7%가 재고립·은둔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상생활에 복귀한 뒤 '힘들고 지쳐서'(30.7%), '고립·은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20.9%), '돈이나 시간이 부족해서'(17.4%) 등의 이유로 다시 집 밖을 나가지 않게 된 것이다.
(그래픽 = 여성가족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들은 현재 정신건강, 생활습관 등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62.5%로 높게 나타났고 정신건강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 경우가 60.6%에 달했다. 신체건강의 경우 절반에 가까운 48.9%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경우는 25.5%에 불과했으며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절반을 넘는 56.7%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50.2%가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렵다고 답했고 59.5%는 절망적인 기분이 들 때가 있다고 했다.

이들은 고립·은둔 기간 중 주로 유튜브,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 시청(59.5%), 온라인 커뮤니티 활동(48%), 게임(45.1%), 잠(41.7%) 등의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고립·은둔 생활에 대한 가족의 인식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29.6%는 고립·은둔 생활을 하는지 모르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27.2%는 이를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 본인의 경우에도 23.7%가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7.8%는 스스로 고립·은둔청소년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같이 일상생활에 차질이 발생하는 가운데, 고립·은둔청소년의 10명 중 7명꼴인 71.7%가 현재 생활을 벗어나고 싶다고 느낀 적 있다고 답했다. 절반 이상인 55.8%는 벗어나기 위해 시도한 적 있다고 했다.

그런데 고립·은둔을 벗어나기 위해 도움을 받은 경험이 없는 경우, 과반수인 50.6%가 도움을 받기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현재 필요한 도움으로 '눈치 보지 않고 들러서 머물 수 있는 공간'(79.5%), '경제적 지원'(77.7%), '혼자 하는 취미, 문화, 체육활동 지원'(77.4%) 등을 꼽았다.

이번 첫 실태조사를 실시한 여가부의 김민아 청소년정책과장은 "향후 주기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보건복지부의 고립·은둔 청년 조사와 중복되는 연령대도 있어 여러 부분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여가부와 청소년정책연구원은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오는 26일 서울 서대문구 가재울청소년메타센터에서 '고립·은둔 청소년 지원방안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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