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고통 '이 질환'…"암환자 보다 자살위험 1.8배 높아"

기사등록 2025/03/10 09:17:23

1형 당뇨병, 완치 없이 평생 고통에 눈물

“치료법 개발 먼 일…환자지원 지금 필요”

[서울=뉴시스]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규리 교수, 김서현 박사 연구팀.(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2025.03.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1형 당뇨병 환자의 자살 위험이 당뇨병을 앓지 않는 사람에 비해 2배 높고, 암 환자와 비교해서도 1.8배 더 위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만들지 못해 혈당 조절 능력을 상실하는 난치성 질환으로,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하는 탓에 치료 과정이 고되고 심리적 부담이 크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규리 교수, 김서현 박사 연구팀은 2006년부터 2020년 사이 국민건강보험공단(KNHIS) 데이터를 활용해 1형 당뇨병 환자, 암환자 및 일반인구 간 자살위험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5년 사이에 19세 이상 성인 중 1형 당뇨병을 진단받고, 1년 이내 인슐린 처방 3회 이상, 1~2년 내 추가 인슐린 처방 기록이 있는 4만5944명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같은 기간 동안 암을 진단받은 사람 중 나이와 성별을 1형 당뇨병 환자 기준으로 동일한 규모로 맞춰 비교군으로 삼고, 기준점이 될 일반인구 집단도 마찬가지로 성별과 나이는 맞추되 인구 특성이 고루 반영되도록 5배 더 많은 22만 9720명을 분석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 연구 결과 추적관찰 중 자살로 사망하거나 자살시도로 인한 입원을 고려한 자살 위험을 종합했을 때 10만 인년당(대상자 10만명을 1년간 관찰했다고 가정)1형 당뇨병 환자에서 252.89건, 암환자에서는 141.44건, 일반인구에서는 129.6건으로 집계됐다.

1형 당뇨병이 미친 악영향을 보다 정교하게 측정하기 위해 연구팀은 연구집단간 연령과 성별, 소득수준, 거주지, 우울증이나 심혈관질환, 만성 폐 또는 신장질환, 당뇨 합병증 등 자살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들을 보정해 상대 위험도를 산출했다.

그 결과 1형 당뇨병 환자는 자살을 시도해 입원하거나 실제 사망에 이르는 자살위험이 일반인구에 비해 2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암환자와 비교해도 1.8배 높았다.

암은 국내 사망원인 1위다. 암환자들도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하지만 치료법의 발전도 빨라 생존율이 개선되고 있다. 반면 1형 당뇨병은 아직 완치할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1형 당뇨병 환자들이 눈물 마를 새 없이 평생 고통에 시달리는 이유다.

연구팀은 환자들이 일상의 불편,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절망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해 이 같은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보고 있다. 실제 연구팀이 앞서 보고한 다른 연구에서는 1형 당뇨병 환자는 일반인 보다 음주·약물을 오남용할 위험은 4배, 우울증 발병은 3배, 성격 및 행동장애는 2.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여러 정신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컸다.

김재현 교수는 “1형 당뇨병 성인 환자들이 결국 희망을 포기하는 순간을 맞닥뜨린다는 사실이 의사로서 가장 마음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들의 불편이 큰 만큼 중증난치질환 및 장애 질환 선정 등 제도적 지원 등을 통해 환자들의 투병을 도와줘야 한다"면서 "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1형 당뇨병은 완치가 어렵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 사망 또는 심각한 장애를 초래해 이들 환자들을 장애인복지법과 같은 제도적 테두리 내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 일부는 1형 당뇨병을 장애로 판단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과학저널(Journal of Internal Medicine)'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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