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스라엘 시위 가담한 칼릴, 대학 숙소서 체포 돼
국무부, 중재 활동가인데도 학생비자· 영주권도 박탈
마무드 칼릴이란 이름의 이 학생은 토요일인 8일 컬럼비아대 맨해튼 캠퍼스 부근에 있는 대학 소유의 한 주택에 머물러 있다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직원 여러 명이 쳐들어와 체포 당했다고 그의 변호사 에이미 그리어가 AP통신에게 말했다.
그리어 변호사가 체포에 나선 ICE 단속원 한 명과 전화로 통화한 결과 그는 국무부가 칼릴이 학생 비자를 몰수하라는 명령을 내려 이를 이행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변호사가 칼릴은 미국의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주자 그 요원은 그 영주권 역시 몰수하고 빼앗았다고 말했다.
이 체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운동 당시 부터 가자전쟁의 이스라엘군에 대한 항의 시위에 참가하는 국제 유학생들은 모두 추방하겠다고 공약한 것을 실천한 첫 케이스로 여겨지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시위 참가자들이 테러 조직인 하마스를 지지하면서도 미국에 남아 있을 권리를 위해 위조 서류나 증명서 등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칼릴은 지난 해 가자전쟁으로 반 이스라엘 시위 대학생들이 캠퍼스 안에 천막을 치고 장기 농성을 했을 때 대학 당국과 교섭해서 이를 철거하도록 학생들을 위한 협상 대표로 나섰다.
그 때문에 학생 시위활동가로는 매우 드물게 이름과 신원을 기꺼이 공개했고, 그 때문에 추방당하게 된 것이다.
이민국 관리들은 현재 임신 8개월인 칼릴의 아내에게 그가 무슨 죄로 체포되었는지 밝히기를 거부했다고 그리어 변호사는 말했다. 칼릴은 체포된 이후 뉴저지주 엘리자베스 소재 이민 수용 시설에 이송되어 감금되어 있다.
변호사는 아직 그가 왜 체포되었는지 상세 내용조차 알아내지 못했다고 AP 기자에게 말했다. "이건 정부가 계속했던 협박을 실현한 것이며, 앞으로 이런 단속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그리어 변호사는 말했다.
컬럼비아 대학교 대변인은 원래 사법기관원이 대학 시설에 진입할 때에는 영장을 제시해야 하지만 칼릴의 체포시에는 학교측이 미리 그것을 받았는지 여부에 대해 언급을 거절했다.
AP통신 취재 결과 칼릴은 컬럼비아대학교의 새 운영진이 이스라엘 비난 시위로 징계를 했던 수 십명의 학생들 명단에 오른 인물이었다.
대학 당국은 트럼프 정부가 아이비 리그 대학 중에서 반유대주의 성향의 대학을 색출하도록 명령한 데 따라서 컬럼비아 대학의 새 운영진이 조사에 박차를 가한 결과 이런 체포가 일어나게 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트럼프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경우 대학에 대한 4억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삭제하도록 지난 7일 압박을 가중 시켰다.
칼릴의 혐의는 20-23년 10월 7일 하마스를 기리는 "허락 받지 않은 행진 행사"를 조직하는 데 참여한 것과 시오니즘 비판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죄"로 되어 있다.
칼릴은 " 내 혐의는 13개 정도가 지적되어 있지만 대개는 소셜 미디어에 올라온 글들에 관한 것이고, 나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글들이다"라고 AP기자에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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