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경쟁자' 잘루즈니, 美 향해 "세계 질서 파괴" 직격

기사등록 2025/03/06 23:11:34 최종수정 2025/03/06 23:26:24

트럼프 친러 정책 '견제'…"서방 단결 위협"

美 우크라 압박에 "전 세계에 큰 도전" 비판

[키이우=AP/뉴시스]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을 지낸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대사.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우크라이나 차기 대선에서 잠룡 중 한 명으로 여겨지는 발레리 잘루즈니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가 미국을 향해 "세계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종전 협상과 대선 실시를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BBC 등에 따르면 잘루즈니 대사는 6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채텀하우스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정책 처리 방식을 비판하며 "(백악관이) 서방 세계 전체의 단결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악의 축이나 러시아가 세계 질서를 바꾸려는 것 뿐만 아니라 미국이 마침내 이 질서를 파괴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미러 회담은 백악관이 크렘린을 향후 한 발짝씩 다가서며 중간에서 만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미국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로 서방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사라질 수 있으며, 유럽이 러시아의 다음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이제 미국은 자신들은 참여하지 않고 안보 문제를 유럽에 위임하려 하고 있다"며 "그러면 조만간 나토도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행정부가 전쟁 3주년 유엔에서 러시아의 침략을 비난하는 결의안에 반대한 것과, 우크라이나에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군사 지원 중단에 이어 정보 지원까지 끊은 것은 "전 세계에 큰 도전"이라고 비판했다.

잘루즈니 대사는 3년간 우크라이나 총사령관을 지냈고, 지난해 7월 영국 대사로 부임했다. 전쟁 초기 2년간 군을 지휘하면서 대중의 신망을 얻었고, 젤렌스키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치적 경쟁자로도 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