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측, 태양광 시설 업체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도 "태양광 설비가 원인이라 단정 안 돼" 기각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민사부(부장판사 박원철)는 익산 소재 철제 장식품 생산공장 측이 태양광 시설 업체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항소심에서 원고인 공장 측의 항소를 기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의 다툼의 시작은 지난 2021년 2월22일 발생한 화재에서부터였다. 당시 공장 내 창고로 쓰이던 건물의 지붕에서부터 불이 시작돼 공장 내 건물 2동이 소실됐다.
화재로 공장 건물이 소실되자 경찰,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기관은 화재 원인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전북경찰청은 "최초 발화부에 인접한 태양광 설비에서 전선의 단락(쇼트, Short)이 식별됐다"고 봤으며, 국과수 역시 화재감식 결과서를 통해 "태양광 설비에 연결된 전원선·단자 등에서 전기적 발열에 의해 생긴 불꽃이 주변으로 번졌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놨다.
자문의견서를 작성한 한 교수도 전기적 단락에 의해 생성된 용융흔(녹아내린 흔적)이 확인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내비쳤으며, 익산경찰서와 전북도소방본부 역시 각각 "발화지점이 태양광 설비 부근" "발화지점이 지붕 위인 건물 외부로 추정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처럼 대다수의 기관이 화재 원인 및 최초 발화 지점을 건물 외부 지붕에 설치됐던 태양광 설비를 일괄적으로 지목했다. 공장 측은 이를 근거로 태양광 설비의 결함이 없었다면 화재가 없었을 것이라 주장하며 약 38억원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태양광 시설 업체 측에 청구했다.
하지만 증거들을 재차 살펴본 재판부는 화재가 태양광 설비에서 시작되거나 설비의 전기적 하자로 인한 것이라 단정 지을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원고(공장 측)는 수사기관의 결과 등을 토대로 화재가 태양광 설비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그러나 익산소방서, 충북 음성소방서장, 당시 현장대응단원 등 당시 화재 조사 기관들은 화재가 태양광 설비의 전기적 발열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면서도 기타 원인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현장 영상 등을 보았을 때도 건물 내부의 별도 지점에서 연소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고, 일부 증인들의 보고서와 증언들은 원고가 제출한 자료에 기반하거나 원고와 친밀한 사이에 있어 해당 견해를 신빙하기 어렵다"며 "당시 태양광 시설에 대한 시험 결과에 의해도 하자를 의심할 사정도 없으며 설치 시점과 화재 시점 간의 시간적 간격이 있는 만큼 설비가 화재의 원인이라고 보기 어렵기에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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