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만난 이명박 "현실은 AI, 정치는 아날로그…한덕수 복귀해야"(종합)

기사등록 2025/03/04 17:28:24

이명박, 오세훈 시장 규제 철폐 정책에 호평

"세계로부터 인정받으려면 성장해야 된다"

[서울=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재단법인 청계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5.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이명박 전 대통령이 오세훈 서울시장을 만나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비판하며 경제 성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4일 오후 서초구 영포빌딩 청계재단에서 오 시장을 만나 정치·현안에 관한 견해를 나눴다.

이 전 대통령은 "디지털 시대인데 정치는 디지털 시대가 아니라 아날로그 시대"라며 "모든 현실은 AI(인공지능)로 돌아가고 세계 경쟁은 새로운 차원에서 일어나는데 국민은 갑갑하게 생각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 시장의 '규제 철폐'를 높이 평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내가 보니까 (오 시장이) 서울시장이 하는 얘기를 넘어서 했다. 그런데 정치는 그것을 해야 된다"며 "그게 없이 성장이 되겠나. 세계로부터 인정받으려면 성장을 해야 된다. 경제 성장 안 하는데 누가 평가하겠나"라고 짚었다.

이어 "국제 금융위기를 맞았을 때 '한국 큰일 났다' 했는데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할 때 우리는 0.2% 성장했다. 당시 영국 수상이 국제회의에서 옆에 날 끼워 주더라. 회의 하려고 시간 보낼 게 아니라 들어야 할 얘기가 있다"며 "나라 위상을 올리려면 우선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그래야 세계와 경쟁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23년 12월 베트남 정부 초청으로 현지 기업인과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했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관료들과 기업인들에게 한 마디만 딱 했다. 베트남 경제 위상을 올리는 첫째로 성장을 해야 되고 성장의 첫 번째는 기업이라 했다. 기업하는 사람들은 되게 좋아하더라"라며 "주석은 아직 공산당인데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해서 주석한테 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하니 '아니다. 참고할 게 많다' 이러더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4일 서울 서초구 재단법인 청계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5.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 대화 도중 이 전 대통령은 한국 경제 현실에 관한 냉정한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그 사람이 IMF에서 근무를 했는데 국제 감각도 있고 눈이 있다"며 "(이 총재가 하는 말이) 그게 정치적인 얘기가 아니고 나라 걱정해서 하는 얘기"라고 평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오 시장에게도 덕담을 했다. 그는 "정치는 표 얻기 위한 정책을 펴는 것"이라며 "이 사람은 서울시에서 경험 많이 했지 않느냐. 서울시가 모든 국가의 기능을 거의 갖고 있다. 그 경험을 수행하고 있고"라고 말했다.

이에 오 시장은 "다 길을 닦아주신 덕분에 제가 편승을 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탄핵소추돼 직무 정지 중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결정을 받아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병민 정무부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복잡한 난관 속에서 많은 걱정을 하시면서 대한민국이 조속하게 이 리더십을 세우기 위해서 한덕수 총리가 조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며, "한 총리의 조속한 복귀를 통해서 국가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최소한의 기틀을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이 전 대통령께서 주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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