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2월 수출입동향 발표…수출 525억弗 1%↑
반도체, 15개월 연속 플러스 중단…가격 하락 영향
자동차 수출 17.8%↑…하이브리드車 74.3% '약진'
美 관세 등 불확실성 지속…철강·이차전지 등 감소
대미 수출↑·대중 수출↓…美, 수출 상대국 1위
정부, 비상수출대책 추진…"민관 원팀 총력 지원"
[세종=뉴시스]여동준 김동현 기자 = 지난달 수출이 전년과 비교해 1% 증가하며 1개월만에 수출 플러스 기조를 간신히 회복했다. 우리나라 수출 핵심 품목인 반도체가 소폭 감소했지만 2위 품목인 자동차가 크게 약진한 덕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설 연휴가 1월에 있어 2월 조업일수가 크게 늘었는데,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5.9% 감소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1% 증가한 526억 달러(76조9538억원)를 기록했다.
지난 1월 수출이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여파로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한달만에 플러스 기조로 복귀했다.
다만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5.9% 감소한 23억9000만 달러(3조4965억원)를 기록했다.
◆반도체, 15개월 연속 플러스 중단…가격 하락 영향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1년 전보다 3% 내린 96억5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역대 2월 중 3위 실적이지만 역대 2위를 기록한 지난해 2월 수출에 비해 감소하면서 15개월 연속 증가 흐름이 꺾였다.
우리 주력 수출품목인 DDR5와 HBM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은 견조한 수요를 지속했으나 DDR4와 낸드 등 범용 반도체의 고정가격 하락 영향이 컸다.
DDR4 가격은 25%, 낸드 가격은 53.1% 줄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컴퓨터 수출은 28.5% 증가한 8억 달러로 1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이상 수출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AI 인프라 투자 이어지고 있는 미국과 아세안 등에서 기업용 SSD 중심의 수요가 지속됐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완제품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카메라 모듈 등 고부가 부품의 수출이 늘면서 전년 동월 대비 42.3% 늘어난 15억 달러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수출은 2.3억 달러로 13.8% 감소했으나 휴대폰 부품 수출이 10억2000만 달러로 49.1% 늘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12억7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대비 5.8% 줄었다.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데다가 OLED·LCD 패널을 중심으로 단가 하락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수출 17.8%↑…하이브리드 74.3% '약진'
2위 수출 품목인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7.8% 증가한 61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이어진 수출감소 흐름을 끊고 플러스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하이브리드 차량 수출이 전년 대비 74.3%로 크게 증가한 13억 달러를 기록해 자동차 수출 실적을 이끌었고 내연차량 역시 17.7% 증가한 40억 달러를 달성했다.
다만 전기차 수요둔화(캐즘) 등의 영향이 이어져 순수전기차 수출은 24.8% 감소한 7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유럽 지역의 자동차 산업 침체로 완성차 생산이 감소하면서 4.1% 감소한 1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바이오헬스 수출은 바이오시밀러와 위탁생산(CMO) 등 바이오 의약품을 중심으로 16.1% 증가한 14억 달러를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 내에서 바이오시밀러 신규 품목허가가 확대됐고 CMO 대규모 수주 물량이 수출로 연결된 영향을 받았다.
선박 수출은 10.8% 감소한 1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과 물량은 비슷하지만 비교적 선가가 낮은 선종 비중이 증가했다.
섬유 수출의 경우 글로벌 통합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수요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고 경쟁국 대비 불리한 가격경쟁력 등으로 인해 0.7% 감소한 8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美 관세 등 불확실성 지속…철강 수출 4.4% 감소
트럼프 신정부의 관세 등 대외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아 수출이 감소한 품묵도 있다.
철강의 경우 전년 대비 4.4% 감소한 25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아세안 인프라 프로젝트 향 철강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과잉과 미국의 철강 관세 부과 발표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가격 회복이 지연되면서 수출이 감소했다.
일반기계 수출도 38억9000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12.3% 줄었다.
글로벌 건설 및 제조업 경기 둔화에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등이 겹친 영향이다.
이차전지 수출은 9.6% 감소한 6.3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산업부는 미국 등 주요국의 정책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고 전방시장의 수요가 둔화된 영향으로 분석하고 있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2% 감소한 38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감소세가 계속되고 있고 주요 정유사의 전년 동월 대비 정기보수 규모가 확대되면서 두 자릿수 감소세를 기록한 것이다.
석유화학 역시 전년 동월 대비 2.2% 감소한 38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월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인해 수출단가가 하락했고 물량도 감소하면서 수출이 감소했다.
◆대미 수출↑·대중 수출↓…美, 수출 상대국 1위
지역별로 살펴보면 9대 주요 시장 중 4개 시장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반도체·컴퓨터 등 IT 품목의 수출이 늘면서 1% 증가한 99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1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일반기계 등 수출이 감소했으나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수출이 각각 31.9%, 9.8% 늘어나며 호조세를 보였다.
반도체 수출 역시 63.5% 늘어난 5억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대(對)중국 수출은 95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96억 달러)과 유사한 수준(-1.4%)이다.
최대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15.3% 감소했으나 석유화학(10.5%)·일반기계(26.2%)·무선통신기기(128.5%) 등 수출이 증가하면서 보합세를 기록했다.
대아세안 수출은 95억8000만 달러로 12.6% 대폭 상승했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석유제품 수출이 각각 22.2%, 24.4% 증가한데다가 선박 수출이 647.5%나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대EU 수출은 52억1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1% 줄었다.
자동차(21.7%)와 바이오헬스(68.2%) 수출은 증가했으나 자동차부품(-27.9%)·철강(-17.3%)·무선통신(-42.3%) 등이 부진하면서 전체 수출액은 감소했다.
◆에너지 수입 21.5%↓·非에너지 수입 7.4%↑…'보합세'
지난달 수입은 0.2% 증가한 483억 달러(70조6629억원)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은 21.5% 감소한 94억 달러였다. 원유(-16.9%)·가스(-26.7%)·석탄(-32.8%) 등 전 품목 수입이 감소했다.
반면 비에너지 수입은 7.4% 증가한 389억 달러였다. 반도체(5.3%)와 반도체 장비(24.7%) 수입이 늘었고 자동차(-23.8%)와 철강(-15.1%) 등 수입이 줄었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4억5000만 달러 증가한 43억 달러(6조2909억원)흑자를 기록했다.
2월 흑자 규모가 1월 적자폭인 19억 달러를 크게 초과하면서 올해 2월까지 누적 무역수지는 24억4000만 달러 흑자다.
◆정부, 비상수출대책 추진…"민관 원팀 총력 지원"
산업부는 지난달 18일 발표한 범정부 비상수출대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면서 수출기업의 핵심애로 해소를 차질없이 지원할 예정이다.
수출기업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366조원 규모의 무역금융을 공급하고 마케팅 1조2000억원을 조기 집행한다.
원산지 증명 컨설팅부터 대체판로 개척까지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관세 바우처를 도입하고 글로벌 사우스 등 대체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수출지원기관의 해외 현지거점 14개소를 신설·강화 운영한다.
아울러 우리 수출 중소·중견 기업에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는 국내·외 전시회 개최 지원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MWC 등 주요 해외 전시회를 계기로 통합한국관을 확대·구축하고 인터배터리,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 등 국내 전시회 개최 지원을 추진한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에는 1월 주춤한 수출이 반등하면서 수출 플러스와 무역수지 흑자를 동시에 달성했다"며 "최근 미 신행정부의 연이은 무역·통상 조치 발표에 따라 우리 수출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지만 우리 산업의 수출 경쟁력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수출이 우리 경제성장을 이끌어가도록 민관 원팀으로 총력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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