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음식 특성 등 분석한 '나주 밥상' 책 출간
허북구 박사 "호남선·전라선 따라 전라도 음식 구분"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기차선로를 따라 발달한 전라도 음식의 정통 적자(嫡子) 나주 음식을 분석한 책이 나와 관심을 끈다.
나주는 전주와 함께 전라도를 대표하는 도시였다. 전라도 명칭은 고려 현종 9년(1018년)에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의 앞 글자를 차용해 만들었다. 지난 2018년은 전라도 정명(定名) 1000년이 되는 해였을 만큼 나주가 전라도에서 차지하는 역사·문화적 상징성은 크다.
한국명인명장연구소장 허북구 박사는 나주 음식의 종류와 정체성을 분석한 '전라도 호남선 음식의 적자, 나주 밥상' 책이 '세오와 이재' 출판사에서 출간됐다고 20일 밝혔다.
이 책은 전라도 음식의 특성을 전라선 음식과 호남선 음식으로 구분한 후 이를 바탕으로 나주 음식의 종류와 특성을 분석했다.
'1장-전라선과 호남선 음식', '2장-육류 중심의 호남선과 나주 음식', '3장-전라선의 숯불과 호남선의 멧재 음식', '4장-호남선의 보리싹 음식과 나주 음식'을 포함해 '10장 나주 밥상의 발전 방향'으로 쓰였다.
저자는 전라도 음식을 판소리의 동편제와 서편제, 농악의 좌도농악과 우도농악처럼 평야가 많은 서부 지역 음식과 산간 지역이 많은 동부 지역 음식으로 구분했다.
이후 음식 재료의 이동성과 유사성을 바탕으로 '호남선 음식'과 '전라선 음식'으로 구분해 책의 흥미를 더했다.
저자는 호남선 음식은 소금·젓갈·육류를 많이 사용하고 전라선 음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짜고 자극적인 점을 특성으로 꼽았다.
이에 반해 전라선 음식은 장(醬)류·건어류·산채류 등이 많고, 다소 싱겁고 담백한 맛을 특성으로 분석했다.
저자는 전라도 음식 중 전라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전주이며, 호남선 음식은 광주와 나주를 대표 도시로 분류했다.
하지만 광주는 근대화 이후 인구 이동, 전라선 음식 등 다양한 음식 문화의 이입으로 순수성이 많이 훼손돼 나주를 호남선 음식의 특성을 가장 많이 간직한 대표적인 곳으로 꼽았다.
저자는 나주 음식 중 호남선 음식의 특성을 잘 반영한 대표 음식 가운데 육류 사용 측면에선 나주곰탕, 나주 생고기, 육회비빔밥, 육류 첨가 김치를 제시했다.
나주평야와 과거 바다 뱃길과 연결된 영산강을 끼고 발달한 음식으론 코끝을 톡 쏘는 알싸한 맛이 일품인 영산포 삭힌 홍어, 제비쑥떡 등 다양한 떡류, 보리새싹 식용 등을 차별화된 음식문화로 분류했다.
저자는 또 이러한 음식이 발달하게 된 시대적 배경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가며 자세하게 책자에 소개했다.
허북구 박사는 "전라도 음식은 맛있다는 이미지가 강해서 음식관광과 관련이 깊은 나주밥상을 만들기 위해선 호남선 음식의 특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나주가 호남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대표적인 지역임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홍보·마케팅을 적극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자 허북구 박사는 학술지에 350여 편의 학술논문 게재, 130여 권의 단행본 저술, 신문과 잡지에 2500회의 칼럼을 게재했다.
저서 가운데 '미래를 바꾸는 탄소 농업'은 지난 2023년 '세종도서' 교양 부문 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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