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몸집 줄이기로 불황 극복…사업 재편 속도

기사등록 2025/02/18 15:15:41
[서울=뉴시스]LG화학 전남 여수 NCC(나프타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2024.09.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중국발 공급 과잉 등 대내외적으로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몸집 줄이기'를 통한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케미칼의 파키스탄 법인(LCPL) 매각에 속도가 붙었다. 파키스탄 투자사인 아시아파크인베스트먼트, 아랍에미리트(UAE) 석화업체 몽타주오일 DMCC가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이 상장된 파키스탄 증권거래소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국내 석화업계의 현 상황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지난해 석화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LG화학, 금호석유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주요 4사 중 금호석유화학만 비교적 안정적인 성과를 냈다. 매출 7조1550억원, 영업이익 2728억원을 올렸다.

이에 반해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136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한화솔루션과 롯데케미칼 역시 각각 3002억원, 8948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화솔루션은 적자전환했고, 롯데케미칼은 3년 연속 적자 늪에 빠졌다.

업황 불황, 원자재 가격 상승, 수요 둔화 등 복합적 이유로 수익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장기화되면서 적자 규모가 눈에 띄게 커진 것이다.

올해에도 여전히 영업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고, 반등 시점 전망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이에 업계는 비핵심 사업 매각과 설비투자(CAPEX) 규모 축소 등을 통해 재무 구조를 탄탄히 하겠다는 기류다. 결국 불황을 최대한 견디면서 유동성을 확보,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미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의 몸집을 줄이기로 하고 여수NCC 2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CAPEX 규모도 2조원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이어갈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당초 4조원 수준의 투자를 계획했지만 업황이 좋지 않아 축소했다.

롯데케미칼은 계획 대비 4000억원 축소한 1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고,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3조1000억원에서 약 2조원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동시에 스페셜티(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을 핵심 과제로 청사진을 그렸다. LG화학은 태양광 신소재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롯데케미칼은 자동차용 소재, 한화솔루션은 소독약 등에 활용되는 고순도 크레졸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일각에선 원자재 가격 안정화로 저점 탈출을 기대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석화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전쟁 종전으로 대러시아 제재가 해제될 경우, 막혔던 에너지 공급망이 정상화되고, 원가 부담 완화, 수요 증가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fgl75@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