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 60~70%가 해외서 발생
우즈벡선 법인 설립 2년만에 '톱3'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경동나비엔의 전략이 제대로 적중한 모양새다. 경동나비엔이 해외 매출 신장을 등에 업고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의 지난해 잠정 매출액은 1조3538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처음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경동나비엔은 또 다시 사상 최대치 기록을 갈아치우며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했다.
배경에는 글로벌 시장 공략 성공이 자리하고 있다. 2017년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서는 역전 현상을 보인 경동나비엔은 2020년 전체 매출 8734억원 중 57.6%인 5032억원을 국외에서 기록했다.
2023년 해외 매출은 전체(1조2043억원)의 67.6%(8145억원)까지 치솟았다. 작년에는 3분기까지 전체 매출의 73.5%에 해당하는 7015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외연을 확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의 성과 덕분이다. 북미 매출이 전체의 60%에 달한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경동나비엔은 시장 진출 초기부터 발빠른 변화 예측과 혁신 전략으로 실적을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전 과정에서 상이한 난방 문화와 설비 인프라의 차이를 철저히 고려하려 애쓴 것이 주효했다.
풍부한 온수 사용을 선호하는 니즈에 맞춰 높은 효율로 에너지 사용을 줄이면서도 온수 품질을 유지하는 콘덴싱온수기 개발이 대표적이다. 강화 플라스틱 연도를 통한 설치 편의성 향상으로 소비자와 설치업자들을 모두 사로 잡는 선순환 구조 구축도 재미를 봤다.
경동나비엔은 한 발 더 나아가 가스관 교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콘덴싱온수기 제품을 출시, 판세를 뒤흔들었다. 경동나비엔이 처음 제품을 선보인 2008년 당시 연간 2만대 수준이었던 콘덴싱온수기 시장은 현재 40배 이상까지 커졌다.
세계 최대 소비 시장 중 하나인 북미를 사로잡은 경동나비엔은 중앙아시아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카자흐스탄 보일러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경동나비엔은 2022년 우즈베키스탄 법인 설립 이후 2년 만에 톱3에 안착했다. 현재 5000가구가 몰려있는 우즈벡 최대 규모 아파트 단지 타워업에는 경동나비엔의 디럭스 에스가 깔려있다.
럭셔리 아파트 그리니치 단지의 800가구에도 경동나비엔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간 이탈리아 제품만 고집하던 건설사가 경동나비엔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연간 30~35만대로 추정되는 중앙아시아 보일러 시장은 정부 주도로 인프라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동나비엔은 멕시코 법인을 활용한 중남미 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이다. 멕시코 시장은 연간 70만대 이상의 일반형 온수기 판매가 이뤄지는 등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다. 유럽 글로벌 업체들도 현지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속속 뛰어들고 있다.
경동나비엔은 안정성과 위생성,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춘 제품들을 위주로 승부를 걸고 있다. 북미 콘덴싱온수기 시장의 표준으로 입지를 굳힌 ‘NPE’를 비롯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쾌적한 온수 사용이 가능한 일반 온수기 ‘NPN’, ‘NHW’로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경동나비엔은 "올해도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냉난방공조로 외연을 넓혀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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