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더 잘 기억하는 당신, 뇌 속 해마가 일 잘한 덕

기사등록 2025/02/03 16:31:32

IBS 뇌과학이미징연구단, 해마의 기억 조율자 역할 규명


[대전=뉴시스] 기억 과정과 관련된 해마의 하위 공간 간 정렬. A는 영화를 시청하는 참가자들의 해마 역학을 개괄적으로 나타낸 그림이고 B는 하위공간 간의 정렬정도를 보여주는 그래프다. 그림 C에서는 정보의 새로운 정도를 처리하는 공간과 기억형성 공간 간의 정렬정도가 기억수행 점수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보여준다.(사진=I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인간 뇌 속의 해마(hippocampus)가 새로운 정보처리와 기억형성, 회상 등을 어떻게 통합적으로 조율하는를 규명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뇌과학이미징연구단 심원목·유승범 참여교수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unctional MRI·fMRI)을 활용해 기억형성과 회상에 관여하는 여러 인지과정을 조율하는 해마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3일 밝혔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은 뇌 활동을 시각적으로 분석키 위한 비침습적 영상기술로 뇌의 특정 영역에서 발생하는 혈류 변화를 측정해 해당 영역의 신경활동을 간접적으로 추적한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유튜브 웹드라마를 보여준 뒤 자유롭게 줄거리를 회상케 하면서 뇌 신호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새로운 정보가 적은 장면일수록 참가자들이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새로운 정보를 감지하는 과정과 기억형성 과정이 연관돼 있음을 암시한다.

또 fMRI 데이터 분석 결과에선 해마가 영화 장면마다 새로운 정보처리, 기억형성, 기억회상 과정을 처리하며 이 일련의 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어 연구팀은 해마의 신경신호를 분석해 각 인지과정의 핵심 신경신호 축인 ▲기억형성 공간 ▲기억회상 공간 ▲새로운 정보처리 공간을 추출해 해마의 조율 역할을 중심으로 fMRI 데이터를 연구했다.

이 공간들은 뇌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신경신호를 단순화해 특정 기억 과정이나 정보처리 과정을 설명하는 핵심 신호 축인 저차원 하위공간(low-dimensional subspace)이다.

분석에서 연구팀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공간과 기억형성 공간은 신경활동이 특정 축을 따라 조율·정렬되는 방식으로 상호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정렬은 신경신호 패턴이 서로 유사하게 배치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해마가 새로운 정보를 처리한 뒤 이를 기억형성과 통합하는 것을 돕는다는 점이 확인됐다.

반면, 기억회상 공간은 기억형성 공간과만 정렬돼 있고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공간과는 정렬되지 않음을 확인했으며 새로운 정보처리 공간과 기억형성 공간의 정렬이 더 잘 이뤄진 참가자일수록 영화 내용을 더 잘 기억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해마가 기억을 형성할 때 신경신호 패턴이 얼마나 잘 조율·정렬하는지가 기억력을 높이는 중요한 열쇠라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달 14일 게재됐다.(논문명:Coordinated Representations for Naturalistic Memory Encoding and Retrieval in Hippocampal Neural Subspaces)

유승범 참여교수는 "해마의 개별 인지과정에서 역할 뿐 아니라 여러 인지과정을 조율하는 역할을 규명한 중요한 연구"라고 말했고 심원목 참여교수도 "자연스러운 경험 속에서 뇌 활성화 패턴을 분석해 기억형성과 회상 과정을 조율하는 해마의 메커니즘을 밝힌 혁신적 연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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