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서도 80주년 필요성 관련 의견 나뉘어
日정부는 아직 "담화 발표 결정 안돼" 입장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는 올해 태평양전쟁 패전 80주년을 맞이해 담화를 낼 가능성에 대해 전쟁을 검증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전후 80주년 담화에 대해 "왜 그 전쟁을 시작했는가. 왜 피하지 못했을까 검증하는 게 (패전) 80년인 올해 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전 70주년을 맞이한 2015년 8월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후 70주년 담화를 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전 총리는 전후 60주년,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전 총리는 전후 50주년 담화를 각각 냈다.
이에 이시바 총리의 80주년 담화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으나 이시바 총리는 지난 22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경위도 감안해 적절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이시바 총리는 만일 담화를 낸다면 이에 담길 역사 인식에 대해 "역대 내각 방침은 기본적으로 계승해 가겠다"고 언급했다. "지난 대전의 깊은 반성 위에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인권을 지키고, 법의 지배를 존중하는 평화 국가를 만들어왔다"며 "그 행보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아베 전 총리는 70주년 담화에서 "사죄의 마음을 (과거에 이미) 표명했다"며 이른바 '과거형' 사과를 담고는 "아이들에게 사과를 계속할 숙명을 지게해서는 안 된다"며 앞으로 패전국으로서 사죄는 '그만하겠다'는 생각을 담아 한국 등의 비판을 샀다.
무라야마 전 총리는 50주년 담화에서 "식민지 지배와 침략에 따라 많은 나라들, 특히 아시아 여러 나라 사람들에게 많은 손해와 고통을 줬다"고 인정하고 "통절한 반성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사과하는 총리 담화를 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새 담화를 발표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의 (담화) 경위도 감안하며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겠다"고 밝혔다.
80주년 담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본 여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집권 자민당의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은 지난 30일 전후 80주년 담화를 "낼 필요가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70주년 담화가 있으니 필요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연립여당 공명당의 사이토 데쓰오(斉藤鉄夫) 대표는 지난 22일 "전후 80년, 피폭 80년이라는 고비의 해가 된다"며 "총리대신담화를 내야한다고 나 자신은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이토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서 인정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며 "평화국가로서 고비의 해에 확실한 담화를 내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