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과 사람을 잇다' 광주에 창작자 커뮤니티 공간 연 '인천 청년들'

기사등록 2025/01/30 09:10:00

'로플피'(로컬+피플) 김미리 대표·김유라 PD

연고 없는 광주 정착해 '로피 스페이스' 오픈

"청년·창작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공간되길"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광주 동구 산수동에 지역 청년·창작자를 위한 게스트 오피스이자 커뮤니티 공간 '로피 스페이스'를 연 로플피 김유라 PD(앞)와 김미리 대표. 2025.01.25. pboxer@newsis.com

[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광주 동구 산수동 골목길에 프리랜서와 창작자, 예술인들이 편하게 일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아지트'가 생겼다. 아무런 연고도 없이 지역에서 살아보겠다며 무작정 광주에 정착한 인천 출신 두 청년이 문을 연 '로피 스페이스'다.

"프리랜서나 창작자, 청년들이 편하게 일할 수 있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공간입니다."

로피 스페이스는 지역과 사람을 잇는 회사 '로플피'(로컬+피플)의 김미리(27·여) 대표와 김유라(31·여) PD가 함께 만들었다. 게스트 오피스 형태로 하루 6000원을 내면 누구든 편하게 와서 일을 할 수 있도록 공간을 조성했다.

인천과 수도권에서 프리랜서로 일했던 김 PD는 "혼자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일일 오피스가 광주에는 없었다"며 "카페에 하루 종일 앉아 일하기 미안할 때가 많았다. 그런 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당모의를 하든, 누군가를 초대를 하든,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공간의 필요성'을 느낀 두 청년은 3000만원의 빚을 내 사무실을 얻고 두 달 간 직접 내부 인테리어를 했다. 그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두 번 다시 셀프 인테리어는 하지 않겠다"는 둘은 지금도 중고거래를 통해 각종 비품을 채워가며 공간을 꾸며가는 중이다.

게스트 오피스이지만 공간의 목적과 구조는 그때마다 바뀔 예정이다. 키링이나 굿즈 등 지역 내 창작자들이 만든 제품을 판매하는 편집숍, 때로는 공간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전시나 교육 공간 등 찾아오는 이들이 쓰고 싶은 대로 공간을 내어줄 계획이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광주 동구 산수동에 지역 청년·창작자를 위한 게스트 오피스이자 커뮤니티 공간 '로피 스페이스'를 연 로플피 김미리 대표(왼쪽)와 김유라 PD. 2025.01.25. pboxer@newsis.com

이들은 왜 고향인 인천을 떠나 아무런 연고도 없는 광주에 정착, 지역 청년·창작자를 위한 공간까지 열게 됐을까.

인천에서 활동하던 김 PD는 문득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고 한다. '왜 사람들은 호주 등 해외로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면서 국내에서는 광주나 부산 등 다른 지역에서 일 해볼 생각은 하지 않을까?'

그는 "서울이 아니면 안 되는 줄 알았는데, 인천에서 지역의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을 보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왕 내가 선택한 지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 PD는 인천에서 활동하며 알고 지내던 동생 김미리 대표를 만나 설득했다. 호주로 워킹 홀리데이를 가려고 준비 중이던 김 대표는 "네가 하고 싶은 거 낯선 광주에서도 할 수 있다"는 '꼬드김'에 넘어갔다고.
 
그렇게 '광주 워홀러'가 된 이들은 광주와 관련된 이야기를 다룬 기획이나 영상 제작 등 지역 콘텐츠를 만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낯선 타지에서의 삶은 녹록지 않았다.

김 PD는 "연고가 없는 광주에서 일을 하려니 도움이 필요할 때 누굴 만나야 할 지, 어딜 찾아가야 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었다"며 "고향인 인천에서는 알게 모르게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었다는 걸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1인 창작자, 프리랜서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았던 두 청년은 자신과 같은 사람들을 위한 공간, 무엇보다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과 사람과의 연결해줄 수 있는 커뮤니티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다. 가족들의 걱정과 만류에도 빚을 내 광주라는 낯선 곳에 공간을 열게 된 이유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광주 동구 산수동에 지역 청년·창작자를 위한 게스트 오피스이자 커뮤니티 공간 '로피 스페이스' 내부. 2025.01.25. pboxer@newsis.com

김유라 PD는 "청년들이, 창작자들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지역에서도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지역과 사람, 사람과 사람을 잇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김미리 대표는 "지역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을 로피(로컬+피플)라 부르며 세부적인 활동을 고민하고 만들어갈 것"이라며 "하고 싶은 게 많지만 공간과 자본이 없는 지역 청년들에게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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