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시달리다가 '할아버지 살해' 손자, 1심 징역 19년

기사등록 2025/01/23 14:19:56 최종수정 2025/01/23 18:10:23

흉기로 할아버지 살해한 혐의

法 "직계존속 살해 엄중 처벌"

"우발적 범행…유족, 선처 호소"

[서울=뉴시스]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할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2025.01.23.
[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가정폭력에 시달리다가 할아버지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이정형)는 23일 오후 1시49분께 존속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황모(24)씨에게 징역 19년을 선고했다.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중대 범죄로 어떤 범죄보다 비난 가능성이 크고 피해자는 직계존속에 해당한다"며 "피고인은 피해자를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했고 유족 또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만 "우발적으로 범행한 걸로 보이고 피해자의 유족도 선처를 바라는 점, 피고인에게 형사처벌 전력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전자장치 부착 명령에 대해선 "피고인이 살인의 범행 유형이나 폭력성을 보이는 점은 없고,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초범이고,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고 있다"며 "전자장치를 부착할 만큼 재범 위험성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19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4년을 구형한 바 있다. 또 20년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당시 황씨는 최후진술에서 "경거망동한 주취 행위로 허망하게 돌아가신 할아버지께 평생 사죄하며 살아가겠다"며 "한평생 할머니가 아닌 어머니로서 저를 사랑해 주신 어머니, 제가 사회로 돌아갔을 때 함께할 시간이 짧지 않도록 판결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황씨는 지난해 8월6일 오전 12시30분께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있는 다세대 주택에서 70대 할아버지를 흉기로 여러 번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집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범행 장소에서 황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피해자인 할아버지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당초 황씨는 피해자의 아들로 알려졌으나 가족관계등록부상 피해자의 아들로 등재됐을 뿐 실제로는 손자로 확인됐다.

검찰 조사 결과 황씨는 유년 시절부터 할아버지가 자신을 폭행하고 할머니를 괴롭혔다는 이유로 할아버지에게 불만을 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경찰에는 황씨의 할아버지와 관련한 가정폭력 신고가 여러 건 접수돼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