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세련 vs 갑옷 느낌·우울한 분위기 연출
넓은 챙에 트럼프 볼 입맞춤 가로 막히기도
의상은 미국의 신진 디자이너 애덤 리페스가 디자인했다. 테일러드 코트 아래에 실크 울 펜슬 스커트와 날카로운 네크라인으로 접힌 아이보리 실크 크레이프 블라우스를 입었다. 40년 만에 가장 추운 취임식이었다는 것을 알리는 검은색 가죽 장갑도 착용했다.
더욱 눈길을 끈 것은 얼굴을 반쯤 가린 챙이 넓은 모자였다. 모자를 낮게 써 얼굴 전체에 그림자가 드리웠고 카메라나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 모자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의 볼에 입맞춤을 하려다 챙에 막혀 닿지 못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의상을 두고 진지하고 세련됐다는 평가와 함께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CNN은 "멜라니아 여사의 모자는 깔끔한 밀리터리 스타일의 앙상블에 절제된 화려함을 더했다"며 "네이비 실크 울 더블브레스트 코트를 허리에 묶고 맨다리에 스틸레토 힐을 신었다"고 전했다.
BBC는 "날카로운 컷, 스파이크 힐, 모자를 통한 극적인 화려함은 진지하면서도 시크한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가디언은 멜라니아 여사가 어두운 의상으로 "우울한 분위기를 연출했다"면서 "(남편의) 두 번째 임기에 대한 열정은 거의 보이지 않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소셜미디어엔 '다크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뜻의 트럼프 선거 구호)', '장례식에 참석한 마피아 부인'이란 평이 쏟아졌다.
CNN의 전 백악관 특파원은 "대중적 페르소나가 등장했지만 그(멜라니아)는 여전히 사생활을 갈망했다"며 "그것이 그의 의상에 잘 반영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이어 "그의 실루엣은 긴 소매와 잘록한 허리, 단단한 어깨, 긴 밑단 등 거의 군대 같은 느낌이었다. 갑옷처럼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며 "지난 4년간 정말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멜라니아 여사의 의상은 이날 퇴임한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의상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가디언은 "멜라니아 여사의 의상은 전통적인 워싱턴 플레이북을 고수하고 부드러운 블로(blow) 드라이와 활기찬 보라색 테일러링으로 안전하게 입은 질 박사의 의상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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