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 美함정 MRO 본격 속도 낸다

기사등록 2025/01/15 08:00:00 최종수정 2025/01/15 10:00:24
[울산=뉴시스]필리핀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인 '호세 리잘(Jose Rizal)함'이 정기 창정비를 위해 15일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함정건조 도크로 입항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2023.06.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HD현대중공업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에 뛰어든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MSRA)를 체결하며 미 함정 MRO 사업 자격을 얻은 HD현대중공업이 특수선 도크 일정, 발주 일정, 수익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를 마치고, 올해 본격 수주 경쟁에 참여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MRO 시장 확대가 기대되는 가운데 HD현대중공업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경쟁사 한화오션과 비교하면 한 발 늦은 행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월리 쉬라함에 대한 MRO 사업을 수주했고, 11월에는 7함대 급유함 유콘함의 정비를 수주했다. 각각 올해 1분기와 상반기에 완료할 예정이다.

HD현대중공업은 도크 부족과 신중한 수익성 검토 등을 이유로 숨고르기를 마쳤고, 내달 본격적인 사업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미 MRO 사업은 2025년 초반 제한 경쟁으로 2개 프로젝트가 발주됐는데 HD현대중공업은 울산에 도크가 없던 상황으로 입찰에 불참했다. 2월을 시작으로 올해 2~3척 정도의 시범 사업 참여를 보고 있다.

MRO 사업은 미 해군이 발주서를 보내면 글로벌 조선업체들이 입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업계에선 올해 미 해군에서 10척 안팎의 물량을 추가로 발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 해군 소속 수륙양륙함 32척 중 절반이 훈련 및 작전 투입이 불가능한 '불만족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HD현대중공업은 미 '전략상선단' 수주를 공략하겠다는 복안도 가지고 있다.

[울산=뉴시스] HD현대중공업이 11일 울산 동구 인재교육원에서 국내외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관련업체 9곳과 함정 MRO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HD현대중공업 제공) 2024.06.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미 의회의 공화당 및 민주당 소속 상·하원 의원 4명은 지난해 말 미 선적 상선을 10년 내 250척까지 늘려 '전략상선단'을 운영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국 조선 및 항만 인프라 번영과 안보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국내 조선업계가 주요 수혜 대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략상선단이 기회가 될 수 있다. 2029년까지 동맹국을 통해 매년 15척씩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까진 중국의 중고선 구매로 대체했으나 반감이 있다"며 국내 조선업계의 반사이익을 기대했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글로벌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올해 577억6000만달러(약 78조원)에서 2029년 636억2000만달러(약 88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 규모만 연간 약 20조원을 차지한다.

MRO는 함정 생애 관리 개념으로 조선사에 꾸준한 수익을 안겨주며 새로운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미 국방부는 지역 유지보수 프레임워크(RSF) 정책에 따라 군수 정비 허브를 인도·태평양 지역 5개국에 구축한다는 계획 아래 한국을 방산 협력의 중요 거점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K-조선의 협력을 꾸준히 언급하며 요청하는 것도 궤를 같이 한다.

한편, 미국 본토 투자와 관련해선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함께 국내 기업 최초로 미국 필리조선소 지분을 100% 인수했다. 북미 조선 및 방산 시장에서 전략적 거점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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