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술 빼돌려 1년6개월만 시범 생산 혐의
"기술 유출 지시·보고받은 적 없어…보석 허가해야"
檢 "피고인 中 생활근거 마련 가능…도망 우려 상당"
교도소 착오로 피고인 한 명 호송 안 돼…추후 진행
[서울=뉴시스]홍연우 기자 = 삼성전자가 4조원을 투입해 개발한 D램 기술을 중국으로 빼돌린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전 직원이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최경서)는 13일 산업기술 보호법 위반, 부정경쟁 방지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청두가오전(CHJS) 대표 최모(67)씨와 공정설계실장 오모(61)씨 등의 1차 공판기일 진행을 진행했다.
최씨 측 변호인은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기본적으로 모두 부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삼성전자 기술의 유출을 지시한 바 없으며 이에 대해 보고받은 바도 없다"며 "삼성전자의 기술과 이 사건에서 문제된 기술 사이 연관성을 들어봐야겠지만 기본적으로 (부정사용 의혹을 받는) 기술은 공개된 사이트에서 습득할 수 있는 정도의 정보"라고 주장했다.
추가 기소된 범죄수익 은닉 혐의에 대해서도 모두 부인하며 "계좌 내역 등을 토대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에선 최씨에 대한 보석심문도 진행됐다.
최씨 측 변호인은 신속한 공판 절차 진행과 방어권 보장을 위해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다툼은 반도체 기술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요한다. 변론을 위해서는 컴퓨터 작업 환경이 필요하며, 반도체 전문가인 피고인이 상당한 양의 자료를 직접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행 사건에서 피고인에 대한 보석 결정이 내려졌으며,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발생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이 1958년생으로 연로하고 지병이 있는 점, 재판에 성실하게 임한 점 등을 고려해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검찰 측은 "피고인 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여러차례 법원에 의해 배척된 내용"이라며 "피고인은 중국에서 생활 근거를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상황이기에 증거 인멸과 도망에 대한 염려가 상당하다. 재판 절차 담보를 위해선 반드시 기각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날 교도소 측의 착오로 최씨만 호송돼 오씨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은 추후 따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최씨와 오씨는 삼성전자가 개발비 4조원을 투입한 국가 핵심기술을 부정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회사들도 통상 4~5년이 소요되는 D램 반도체 공정기술을 불과 1년6개월 만에 개발해 중국에서 2번째로 D램 시범 웨이퍼 생산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에겐 중국 반도체회사 지분 860억원 상당을 받고 보수 명목으로 18억원의 범죄수익을 취득한 혐의도 제기됐다.
이들은 삼성전자 핵심 연구인력으로 근무한 바 있으며, 특히 최씨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약 30년을 근무한 국내 반도체 제조분야 최고 전문가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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