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분양물량 33%는 일정도 못잡아…공급 불안 우려

기사등록 2025/01/10 06:00:00 최종수정 2025/01/10 06:16:24

분양예정 물량 14만6130가구…역대 최저

4.8만 가구는 일정 미정…전체 33% 달해

수도권 분양 절반 이상은 정비사업 물량

사업 지연 우려에 분양시장 전망도 악화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뉴시스 자료사진.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올해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의 약 33%는 세부 일정을 확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분양 물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탄핵정국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공급 일정이 불투명한 사업장이 많아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분양예정 물량은 14만6130가구다. 이는 조사 이래 가장 적은 2010년(17만2670가구) 물량을 크게 밑도는 것으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이 중 아직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한 물량은 4만8227가구로 전체의 3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분양예정 물량 2만1719가구 중 48%인 1만432가구가 일정을 잡지 못했고, 경기는 5만550가구 중 33.2%인 1만6758가구가 미정이다.

광주는 전체 1294가구 중 76.8%에 달하는 994가구가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고, 충남 역시 1만3496가구 중 절반이 넘는 7148가구의 분양 일정이 미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몇 년간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증가 등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정비사업장은 물론 공공주택 등 공급 시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는 경기 침체와 탄핵정국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일부 사업지의 경우 분양 일정이 연기될 수도 있다.

10대 대형 건설사의 분양계획 물량도 전년 대비 약 3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대 건설사의 올해 분양계획 물량은 10만7612가구로 전년(15만5892가구) 대비 31% 줄었다.

분양물량 감소로 수도권의 공급 불안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수도권 아파트 분양 물량 중 절반 이상은 정비사업을 통해 공급될 예정인데, 공사비·사업비로 인한 갈등이 여전해 사업 지연 우려가 나온다.

분양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달 분양시장 전망도 대폭 악화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달 분양물량 전망지수는 전월 대비 13.8포인트(p) 하락한 77.5로 나타났다. 인허가 물량 급감과 대출규제 강화, 탄핵정국 등 영향으로 분양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더 많아졌다.

분양시장 전망지수도 전월 대비 10.6p 하락한 71.4로 석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지수는 지난해 10월 99.3에서 11월 98.2, 12월 82.0, 1월 71.4 등으로 하락했다.

이지현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대출규제 강화와 올해 경기 전망 악화, 탄핵 정국에 따른 불안 심리 등으로 분양전망 지수가 석 달 연속 크게 하락했다"며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등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 하락과 공급 부족 누적 등으로 탄핵 정국이 마무리되면 늦어도 6월 이전에는 지수 하락 추세가 전환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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