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일부 대학 보정법으로 과탐 응시자가 유리
문과 교차지원 논란 속 연대 등 '통합 점수' 채택
평이했던 국어·수학 고려?…성대, 탐구 점수 낮춰
무전공은 수학 미적분 점수 높아 이과 유리 관측
대학별 보정법 확인 후 지원해야…31일부터 접수
30일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자료를 보면, 서울 건국대·경희대·동국대·성균관대·연세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은 '통합 변표'를 적용해 지원자 정시 점수를 계산한다.
탐구 변환 표준점수는 과목 간 유불리를 줄이기 위해 수험생 성적을 보정하는 점수다. 대학이 각자 만든 계산 공식에 따라 정하며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탐구 과목 간 유불리가 생기는 이유는 상대평가 방식이기 때문이다. 수능 성적표에는 원점수가 없고 수험생들의 상대적 서열을 나타내는 표준점수가 쓰인다. 과목 난이도 등에 따라 같은 만점자라도 표준점수가 달라질 수 있다.
변환 표준점수는 주로 해당하는 과목들의 동일 백분위 표준점수 평균값을 기준으로 한다. 예컨대 올해 수능 과학탐구 백분위 100의 변환 표준점수는 전체 8개 과목 최고 표준점수의 평균인 70.1점을 부여하는 식이다.
이렇게 보정하면 성적표 표준점수가 변환 표준점수보다 높았던 응시생은 불리해지고 낮았다면 유리해진다.
과거에는 사회·과학 계열을 나눠 각각 변환 표준점수를 산출하는 대학이 많았으나, 이번 정시에서는 모든 탐구 과목을 한꺼번에 평균을 내는 식으로 단일한 점수표를 산출하는 '통합 변표'를 채택한 대학이 더 많아졌다.
예컨대 탐구 과목 백분위 100의 통합 변표를 70점으로 정한 대학이 있다면, 올해 만점자 표준점수 72점인 생명과학Ⅱ와 77점인 생활과 윤리가 똑같이 70점을 받는다.
반면 올해도 '분리 변표'를 쓴 고려대는 사회탐구는 백분위 100인 경우 70점을, 과학은 70.12점을 부여했다.
이런 '분리 변표'는 과학탐구 응시자가 문과로 교차 지원하는 소위 '이과의 문과침공' 현상을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는 분리 변표를 활용한 대학들도 문과침공 현상을 막으려는 노력을 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고려대의 경우 사회탐구 변표는 백분위 100에 전체 과목 최고 표준점수 평균(69.88점)보다 높은 70점을 줬지만, 과학탐구는 과목 표준점수 평균(70.12점) 그대로 부여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통합 변표를 쓰면 사회와 과학 특별히 어느 영역 선택자가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올해는 '문과 침공'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대학이 쓰는 변환 표준점수 보정법에 따라 정시 전형에서 탐구의 영향력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수능 전체 탐구영역 최고 표준점수 평균은 70점이지만 성균관대는 백분위 100에 68.73점을 매겼다.
올해 수능은 국어와 수학이 평이해 표준점수가 줄었고 사회탐구가 특히 어려워 표준점수가 오른 만큼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이 소장은 "국어와 수학에 비해 탐구 비중이 커지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분위 점수가 1점씩 내려갈 때마다 변환 표준점수가 몇 점씩 차이 나는지도 변수다. 변환 표준점수 구간별 점수 간격이 좁다면 그만큼 탐구 성적이 낮았을 때 타격이 덜하다. 이 소장은 "연세대는 과목 간 표준점수 평균과 달리 백분위 99만 다른 점수를 줬고 한국외대와 서강대 및 한양대는 보정점수 간격을 좁혔다"고 설명했다.
다만 모든 대학이 변환 표준점수를 쓰는 것은 아니다. 서울대 등은 성적표에 적힌 탐구 표준점수를 그대로 쓴다.
표준점수를 그대로 쓰는 수학의 경우 주로 상위권 이과생이 치르는 선택과목 '미적분'의 만점자 표준점수가 문과생이 응시하는 '확률과 통계'보다 5점 높기 때문이다.
변환 표준점수가 과목 간 유불리를 온전히 보정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탐구 영역에서는 선택과목 응시자가 적고 상위권 동점자가 많아지면 특정 백분위 점수가 없어지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예컨대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수능 채점 결과를 토대로 추정한 자료를 보면, 과학탐구 화학Ⅰ은 만점자 백분위가 97이다. 만점자가 응시자의 5.9%였던 탓이다.
이럴 시 해당 과목 응시자는 백분위 100을 맞을 수 없어 대학별 변환 표준점수가 나와도 불이익을 피할 수 없다.
4년제 일반대학은 31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정시 원서 접수를 받는다. 접수 기간은 대학별로 해당 기간 중 3일 이상이며 원서는 가·나·다 군별로 1개씩만 낼 수 있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수시 전형에서 합격 통보를 받았던 수험생은 등록을 포기해도 정시 원서를 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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