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2000여명,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 한덕수 퇴진 촉구
경복궁 앞에서 형형색색 응원봉 들고 총리 공관으로 행진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퇴진을 촉구하는 형형색색의 응원봉이 26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켜졌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이날 한 권한대행의 대국민담화 직후 긴급 제안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내란 연장 헌법파괴 한덕수 퇴진 긴급행동'에는 시민 2000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들었다.
한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대국민담화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비상행동은 이를 두고 "한덕수가 헌법재판관 임명을 사실상 거부해 윤석열 탄핵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내란 연장'으로 규정했다.
그간 윤석열 퇴진 구호를 외쳐온 시민들은 이날 '한덕수 퇴진'을 외쳤다. 체감 영하권 한파 속에서도 시민들은 형형색색의 응원봉을 들고 모여들어 30여분 만에 경복궁 앞을 가득 채웠다.
이날 집회 무대에 오른 박석운 비상행동 공동의장(한국진보연대 대표)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헌정질서를 바로잡는 직무를 부여받은 자가 (윤 대통령을) 비호하고 있다"며 "오늘부로 한덕수는 내란 공범에서 내란 주범으로 등극했다"고 질타했다.
진영종 비상행동 공동의장(참여연대 공동대표)도 발언대에 올라 "이보다 더 분명하게 본인이 비상계엄에 동조한 내란 공범이라고 밝힐 수가 있겠나"라면서 "윤석열 탄핵이라는 전국민적 바람을 정면으로 맞서는 가소로운 자"라고 비판했다.
윤복남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회장도 "(한 권한대행의) 내란동조 혐의점까지 드러난 상황에서 대통령 권한대행의 마땅한 의무인 헌법재판관 임명조차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한덕수는 헌법보호자로서의 의무와 국정운영의 의무를 완전히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송년회 약속을 파투내고 집회에 나왔다는 동국대 재학생 최모씨는 "탄핵안이 가결된 것은 국민적 합의가 이뤄졌다는 것과 다름없는데,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겠다는 것은 내란공범들이 살아날 궁리할 시간을 어떻게든 벌어보겠다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현장에서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가 연신 흘러나오는 가운데 참가자들은 각자의 응원봉을 흔들며 '한덕수 퇴진'을 외쳤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가사로 유명한 노래 '헌법 제1조'로 곡이 전환되자, 외침은 곧 함성으로 바뀌었다.
행진 대열은 오후 8시30분께 경쾌한 음악 비트에 맞춰 경복궁 앞에서 출발해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으로 향했다.
앞서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할 때까지 헌법재판관을 임명을 보류하겠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밝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즉각 반발, 한 권한대행 탄핵안을 오는 27일 본회의 표결에 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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