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출신' 포옛 품은 전북…'사령탑 잔혹사' 끊을까

기사등록 2024/12/25 10:41:07

잉글랜드·스페인·프랑스 등 거친 베테랑 사령탑

EPL 선덜랜드 시절 기성용 지도한 인연도

페트레스쿠·김두현 감독 실패한 전북…'포옛 승부수'

[서울=뉴시스]K리그1 전북, 새 사령탑에 EPL 출신 포옛 감독 선임. (사진=전북 현대 제공)
[서울=뉴시스]안경남 기자 = K리그 역대 최고 수준의 외국인 사령탑을 품은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가 사령탑 잔혹사를 끊을까.

24일 전북 지휘봉을 잡은 우루과이 출신의 거스 포옛 감독은 유럽 무대에서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현역 시절 첼시, 토트넘 홋스퍼 등에서 뛴 포옛 감독은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해 다양한 리그를 거쳤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베티스, 프랑스 리그1 보르도 등 유럽 빅리그 구단을 지휘했다.

2022년 2월부터 2024년 3월까진 그리스 대표팀을 이끌기도 했다.

한국 축구와도 인연이 있는데,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선덜랜드를 이끌며 스완지시티에서 임대로 온 기성용(서울)을 지도했다.

포옛 체제에서 기성용은 2013~2025시즌 4골 2도움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부다페스트=AP/뉴시스]거스 포옛 전북 신임 감독. 2022.03.25.
또 올해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는 과정에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서 유력 후보로도 거론됐다.

적어도 경력에선 2002 한일월드컵에서 튀르키예를 3위에 올려놓은 셰놀 귀네슈에 버금가는 지도자란 평가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에 빛나는 전북은 오랫동안 절대 1강으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최강희 감독 시대가 저물고 조세 모라이스, 김상식 감독을 거치며 서서히 쇠퇴했고, 박지성 고문이 선임을 주도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 아래 추락을 거듭했다.

소방수로 젊은 지도자 김두현 감독을 데려왔지만, 올해 승강플레이오프를 치른 끝에 겨우 강등을 면했다.

그 사이 선수단 리빌딩은 엉망이 됐고,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더미처럼 쌓였다.

[고양=뉴시스] 최동준 기자 = 전북 현대 단 페트레스쿠 신임 감독이 14일 경기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박지성 테크니컬 디렉터와 대화하며 미소 짓고 있다. 2023.06.14. photocdj@newsis.com
시즌 종료 김두현 감독과 결별한 뒤 전북이 새 사령탑 선임을 신중히 한 배경이다.

전북 구단은 K리그에서 가장 핫한 이정효 광주FC 감독과 면접까지 진행했으나 고심 끝에 외국인 감독으로 선회했고,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거론됐던 포옛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포옛 감독이 최근 전북의 사령탑 잔혹사를 끊을지도 관심사다.

페트레스쿠, 김두현 감독의 잇단 실패로 전북의 이번 결정을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포옛 감독이 다양한 리그를 거쳤지만, 꾸준히 팀을 상승세로 이끈 적이 많진 않다.

2016~2017년 중국 슈퍼리그 상하이 선화를 지휘한 적이 있지만 아시아 무대에 대한 경험도 적다.

[서울=뉴시스]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이 29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0라운드 FC서울과의 홈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24.06.29.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전북 구단은 포옛 감독의 장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유연한 사고가 팀을 재건하는 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로 기대하고 있다.

이도현 전북 단장은 "팀의 현재 상황과 중장기적인 관점을 모두 고려해 수많은 고심 끝에 판단했다"며 "구단의 비전과 철학에 대한 높은 공감과 커뮤니테이션 능력을 가장 중요한 선임 기준으로 내세웠으며, 포옛 감독이 보여준 축구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 팀을 대하는 열정적인 모습에 깊은 인상과 신뢰를 얻었다"며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전북은 포옛 감독의 K리그 적응을 돕기 위해 그의 사단과 함께 국내 코치진도 구렸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코치를 지낸 정조국 코치와 황희훈 골키퍼 코치를 영입했다. 페트레스쿠 감독 시절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단 의지로 해석된다.

'자율'적인 지도에 가까운 외국인 감독의 약점을 보완하고, 국내 선수들과의 가교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공감언론 뉴시스 knan90@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