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헌법재판소 이어 구치소에도
230개 넘는 화환들 가지런히 놓여 있어
"응원합니다"…"불법 구속 처벌" 문구도
대통령실과 헌법재판소에 이어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도 응원 화환이 줄을 이었다. 서울동부구치소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내란 혐의로 수감 중이다.
24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오후 4시30분 기준 화환 230여개가 서울동부구치소 울타리를 따라 가지런히 세워져 있었다. 화환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구국의 영웅" "당대의 이순신 김용현 장관님" 등 김 전 장관을 응원하는 문구로 가득했다.
"비상계엄 고도의 정치 행위" 등 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문구와 "불법 구속 반드시 책임 물어 처벌하라" 등 수사 주체를 규탄하는 문구도 있었다.
화환을 보낸 사람들은 육군사관학교(육사) 22기 구국동지회, 부산에 사는 엄마, 보수 단체 등으로 다양했다. 육사 동문은 지난 14일 '김용현 국방장관이 동부구치소에서 종북좌파 반대한민국 세력들과 목숨을 건 투쟁을 벌리고 있다'는 내용의 문자를 통해 육사 38기인 김 전 장관에게 화환을 보내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구치소 앞을 지나던 시민은 끝에서 끝까지 가득 메운 형형색색의 꽃과 분홍색 띠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한 시민은 자전거의 속도를 줄이고 화환을 유심히 봤다. 또 다른 시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화환을 배달하던 윤석찬(60)씨는 "지난주부터 여기에만 화환 50개를 배달했다. 처음에는 몇 개 없었는데 올 때마다 점점 늘어난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의 의사 표시"이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며 "잘못된 것의 원인 제공자는 따로 있는데 아무런 말이 없다"고 짚었다.
구치소 정문에서 나오던 우경자(66)씨는 "눈도 어지럽고 마음도 어지럽고 정신도 어지럽고 다 어지럽다"면서도 "응원하는 건 자기 마음이다. 왜 계엄을 선포했는지 참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화환을 신기하게 쳐다보던 김모(20)씨는 "이렇게 화환이 많은 걸 처음 본다"며 "응원하는 건 자유니까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유롭게 표현하는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도 한쪽을 화환이 차지하자 송파구청에는 관련 민원이 들어왔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구청에서 치워야 하지 않냐'는 민원이 있었는데 화환이 세워진 위치를 확인하니 건물 부지 안쪽인 사유지에 해당해 구청에서 치울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을 검토 중인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도 대통령 지지 화환이 늘어섰다. 지난 15일 대통령실 근처에 세워진 화환에서 불이 나 화환 9개가 불에 타고 그을리는 일도 있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