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각) 태국 더타이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국인 남성 A씨는 최근 현지 방송에 출연해 자신이 연애 빙자 사기인 '로맨스 스캠'에 당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2월 태국 파타야의 한 술집에서 태국인 여성 B씨를 처음 만났다.
B씨는 경제적 사정으로 술집에서 일하고 있지만, 일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재정적으로 지원해 줄 테니 일을 관두라고 제안했다.
그러다 2021년 1월 두 사람은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A씨는 2개월에 한 번씩 태국을 방문해 10일간 머무른 뒤 한국으로 돌아갔다. 약속대로 B씨에게 매달 4만~5만 바트(약 170만~212만원)를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B씨는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이유로 A씨에게 더 많은 돈을 요구했다. A씨는 장례식에 보태라며 아무런 의심 없이 10만 바트(약 427만원)를 송금했다.
이후에도 B씨는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돈을 요구했다. 결국 A씨는 B씨의 생활비뿐만 아니라 B씨의 친척들에게까지 돈을 보내게 됐다.
또한 B씨는 교통사고 치료비, 가게 운영비, 유산 수술비용, 암 치료비 등으로 355만 바트(약 1억5000만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암 치료비를 송금하기까지 했지만, B씨를 실제로 만나지는 못했다. B씨가 자신의 상태가 심각해 만날 수 없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후 12월 11일 B씨가 암으로 사망했다는 언니의 연락을 받은 A씨는 그제야 자신이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A씨는 곧바로 태국으로 향해 이전에 말한 병원과 장례식장을 찾았지만, B씨의 흔적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
심지어 B씨의 언니는 생명 보험금으로 500만 바트가 나오는데 이를 A씨와 나누기 위해서는 그가 금액의 10%인 50만 바트를 보험사에 먼저 보내야 한다며 추가로 돈을 요구했다.
하지만 A씨는 연락을 모두 차단하고 사기에 연루된 이들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가 사기당한 금액은 총 1000만 바트(약 4억2000만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실제로 태국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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