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우크라 대통령과 통화서 훈련 언급
英 총리실 "앞으로 일어날 일 유럽·나토에 중요"
英 국방장관, 나흘 전 우크라 파병 가능성 시사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에서 국방력 강화를 위한 군인 훈련을 논의했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이 우크라이나로 자국 병력을 파병할 가능성을 내비친 뒤에 이뤄진 통화라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BBC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각) 통화에서 러시아 침공 뒤로 우크라이나군을 양성한 인터플렉스 작전이 논의됐다며 "전장에서 우크라이나 역량을 더 강화하기 위한 제안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 (두 정상이) 동의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 몇 주, 몇 달 동안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은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중요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망이 우크라이나에서 실패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에 두 정상은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우크라이나인의 생명을 계속 구하는 데에 변함없는 지지를 보내준 점과 관련해 스타머 총리와 영국 국민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통화는 스타머 총리가 에스토니아에서 열린 합동원정군(JEF)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성사됐다. 영국, 덴마크,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10개국으로 구성된 JEF 회원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논의했다.
지난 19일 힐리 장관은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현재 영국 영토 안에서 이뤄지는 우크라이나군 훈련지 위치를 우크라이나로 옮길 수 있다고 거론했다.
그는 이번 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훈련에 더 잘 부합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는데 이 같은 결정을 놓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영국군이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훈련 과정을 운영하면 러시아군 공격 대상으로 설정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영국군이 개전 직전까지 운영하던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주 야보리우 군사기지는 러시아의 침공 뒤 미사일 30여 발을 동원한 타격 대상이 됐다. 당시 영국군은 철수했지만 남아있던 우크라이나 병력 등 64명이 사망했다.
영국은 2022년 여름부터 육군 훈련 과정 일환으로 우크라이나 군인 5만1000명을 수용했다. 대부분의 우크라이나 군인을 대상으로는 기본 훈련을 진행한다. 하지만 일부에 한정해 영국 해병대가 특수부대에 제공하는 상륙전 특수훈련 기회를 제공했다.
최근 유럽에는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 파병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처음 영국과 프랑스 당국자 사이에서 조용히 시작된 논의는 우크라이나, 폴란드, 독일, 이탈리아, 나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으로 퍼져나갔다. 그 과정에서 평화유지군이 파견되더라도 이는 나토 차원이 아니라 유럽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지원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우크라이나에 주둔하는 유럽 군대가 휴전을 감시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지원 가능성을 차단하지는 않았지만 미군 파병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파병설을 처음 제기했을 때 나토 회원국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보내면 핵 충돌 위협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용병과 훈련 교관 등 서방 군인이 이미 우크라이나에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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