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불확실성에 美 국채·달러 강세…"진정 안되면 산타랠리 없어"

기사등록 2024/12/24 11:50:11 최종수정 2024/12/24 14:06:24

美 10년 만기물 수익률, 7개월만에 최고치

달러인덱스도 2년2개월 만에 108 돌파

[뉴욕=AP/뉴시스] 사진은 뉴욕 증권거래소 앞에 월 스트리트 표지판이 걸려 있는 모습. 2021.12.24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한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트럼프 발(發) 불확실성'이 채권과 달러 시장을 덮치고 있다.

이에 따라 통상 크리스마스(매년 12월25일)를 전후로 주식 시장이 호황을 누리는 '산타 랠리'도 힘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3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금리)은 전장 대비 7.2bp(1bp=0.01%p) 오른 4.594%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5월29일 이후 약 7개월 만에 기록한 최고치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6일 이후 단 한 차례(20일)를 제외하고 전부 상승 곡선을 그렸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역의 관계로, 10년물 수익률은 통상 인플레이션이 악화되는 등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는 기대가 클수록 높아진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도 이날 오후 9시14분(한국시간 24일 오전 11시14분) 기준 108.10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18일 107대를 넘어 108대로 올라섰는데, 이 지수가 108을 돌파한 것은 2022년 10월30일 이후 2년2개월 만이다.

달러인덱스가 기준선인 100을 상회하면 그만큼 달러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이는 표면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치를 축소하는 '매파적 행보'를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연준은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도, 이듬해 금리 인하 전망치를 종전 4회에서 2회로 줄였다고 밝혔다.

연준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의 공격적·확장적 정책에 대한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내년 1월20일 취임하는 트럼프 당선인은 우방국·적대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칼날을 켜누고 있으며, 불법 이민자 강제 추방 및 법인세 인하 등을 공언하고 있다.

연준 인사들은 이런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기에, 섣부르게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이다.

사실상 '트럼플레이션'(트럼프+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행보를 가로막고, 채권 수익률과 달러 가치를 밀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는다면 미국 주식 시장의 '산타랠리'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산타(클로스) 랠리'는 매년 크리스마스 전후와 새해 첫 2거래일 기간 주가가 오르는 것을 뜻한다. 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오후 1시 장을 마감한다. 크리스마스 당일에도 문을 닫는다.

시장분석업체 세븐스리포트리서치 창업자인 톰 에세이는 "주식이 계속 상승하기 위해서는 통화와 채권 시장이 차분해야 하는데, 지난 주에는 그 반대의 결과를 얻었다"며 "이런 시장이 더 빨리 진정될 수록(10년 수익률과 달러 지수가 하락할 수록) 주식 시장에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장기 국채 수익률이 높아지면 주식에 대한 높은 평가를 정당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주식에 대한 역풍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미래 수익의 현재 가치가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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