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언론 ‘이혼요구’ 보도에 러시아 크렘린궁 부인
독재자 남편 전쟁 범죄 지원 혐의로 아스마도 美 제재, 英 재산 동결
아스마 영국 이주설에 英 외무 “할 수 있는 것 모두 다해 막을 것”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시리아의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 전 대통령이 반군들에 의해 축출된 데 이어 영국 태생 아내와의 이혼설에 휘말렸다.
크렘린은 23일 축출된 시리아 독재자 바샤르 알아사드(59)의 아내 아스마 알아사드(49)가 이혼을 원하고 러시아를 떠날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고 투르키예 아나툴루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며 아스마의 이혼 요구설을 부인했다. 아사드 전 대통령이 모스크바에서 갇혀 있으며 재산이 동결됐다는 보도도 부인했다.
앞서 22일 영국에서 태어난 아스마가 러시아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자 했다는 보도가 튀르키예에서 나왔다. 아사드 부부는 8일 반군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를 장악하자 러시아로 도피 망명했다.
아스마는 모스크바에서의 생활에 불만을 나타냈으며 런던으로 이주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스마는 시리아와 영국의 이중 국적자이지만 영국 외무장관은 그녀가 영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전에 밝힌 바 있다고 BBC 방송은 전했다.
데이비드 래미 장관은 “그녀는 제재를 받은 개인이며 영국에서 환영받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래미 장관은 “아사드 가문의 어느 누구도 영국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마가 영국에 도착하면 체포될 가능성도 있다고 텔레그라프는 보도했다.
1975년 런던에서 시리아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아스마는 런던 킹스칼리지에서 컴퓨터 과학과 프랑스 문학을 전공했다.
1990년대 초 안과의사로 런던에 유학 온 아사드를 만난 뒤 2000년 시리아로 돌아가 25살에 아사드가 대통령이 된 지 약 5개월 후 결혼했다.
아스마는 시리아의 대통령 부인으로 지낸 24년 동안 서구 언론의 호기심의 대상이었다고 BBC는 전했다.
2011년 잡지 보그는 프로필에서 그녀를 ‘사막 속의 장미’라며 ‘가장 신선하고 가장 매력적인 퍼스트 레이디’라고 묘사해 논란이 됐으며 그 기사는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그로부터 불과 한 달 후 아스마는 시리아 내전에서 남편이 민주주의 운동가들을 폭력적으로 탄압하는 동안 침묵을 지켰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았다.
아스마의 영국내 재산은 2012년 유럽연합(EU) 제재로 동결됐으며 미국은 2020년 아스마와 그의 가족을 제재 대상에 올렸고, 런던 경찰도 이듬해인 2021년 시리아내 전쟁 범죄 지원 혐의 등으로 아스마에 대한 예비조사를 시작했다.
시리아 내전에서 약 50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아사드 전 대통령은 민간인을 상대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혐의도 받았다.
2016년 아사드 여사는 러시아 국영 방송에서 남편을 지지하기 위해 전쟁으로 파괴된 시리아를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거래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아스마는 2018년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발표한 뒤 1년 후에 완치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백혈병 진단을 받고 올해 5월부터 치료를 시작했다고 당시 아사드 대통령실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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