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한국은행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단기적으로 전반적인 금융안정 상황을 개선할 것으로 보이나, 이 과정에서 중장기적인 금융취약성은 점차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24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금리 인하기 금융안정 리스크 평가 및 시사점'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은 직전 금리인상이 짧은 기간에 큰 폭으로 단행된 후 상당기간 긴축적 통화정책을 운용하면서 이번 기준금리 인하 과정에서 금리인하 기대가 상대적으로 이른 시점에 시장금리에 선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올해 2분기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가계부채가 증가하는 등 금리인하 초기부터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정책 간 조합의 중요성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또 이번 금리 인하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에다 미국 신정부의 정책 변화 가능성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한층 더 확대됐다.
이에 한은은 과거 금리 인하기의 주요 특징과 함께 이번 인하기의 특징을 추가로 고려하면서 금융안정 측면의 잠재리스크를 점검했다.
그 결과 먼저 가계부채의 경우 금융여건 완화로 증가세 확대가 예상되지만,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가 그 증가세를 둔화시킬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의 추정 결과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는 4분기에 걸쳐 가계대출의 증가율을 약 1.0%포인트 내외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고, 주택담보대출은 4분기에 최대 2.4%포인트가량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규제 강화의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한은은 "금리 인하기에는 완화적인 금융 여건이 조성되면서 경제주체들의 위험선호 강화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금리인하가 진행될수록 부동산·금융자산 등에 대한 위험선호가 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금리인하 시 대외부문 리스크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금리인하에 따른 원화 표시 금융자산의 수익률 저하는 시장참가자들의 외화 표시 투자자산 비중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환율상승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나타날 수 있는데 과거 사례를 보면 원·달러 환율은 기준금리 인하보다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차에 상관관계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한국은행과 미 연준의 통화정책 긴축 완화 속도, 정책금리 격차, 미국 신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글로벌 달러 강세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력과 유동성 제고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도 지속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한은은 "금리 인하기 금융불균형 확대, 위험선호에 따른 수익률 추구 등에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리 인하는 경제주체의 자금조달 여건, 채무상환능력,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등을 개선해 금융불안 요인을 완화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위험선호에 따른 자산가격 상승, 가계대출 증가 및 금융불균형 확대 등 중장기적 금융안정 취약성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우려가 있다"며 "이에 따라 금융여건 완화가 금융안정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감안해 거시건전성 규제를 일관성 있게 시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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