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텅 빈 지하철 종점에서 남성이 잠든 여성 옷에 불붙여
범인 현장 차량 밖 승강장 벤치에 앉은 모습 감시카메라 찍혀
경찰 배포 사진 본 학생들 신고로 다른 지하철에서 체포돼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뉴욕시 경찰은 22일 새벽(현지시각) 종점에 멈춘 지하철 안에서 잠들어 있다가 전혀 모르는 남성이 고의로 붙인 불에 타 숨진 여성 사건과 관련, 이 여성에게 불은 붙인 것으로 의심되는 남성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뉴욕시 교통경찰은 이 남성을 알아본 고등학생 3명의 신고를 받고 용의자를 체포했다. 학생들은 경찰이 배포한 감시 카메라 및 경찰 보디캠 동영상 속 용의자의 모습을 보고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다.
뉴욕시 경찰국장 제시카 티시는 "뉴요커들이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이 사건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타락한 범죄 중 하나"라고 말했다.
티시 국장은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이 여성과 용의자 모두 오전 7시30분쯤 브루클린 노선 종점까지 지하철 안에 타고 있었으며, 둘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었다고 말했다.
지하철 감시 동영상은 열차가 종점에 멈춘 뒤 남성이 잠들어 있는 여성에게 다가가 라이터로 옷에 불을 붙였고, 여성의 옷이 순식간에 불길에 휩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경찰은 두 사람이 서로 알고 있던 사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니 아일랜드-스틸웰 애비뉴 지하철역에서 정기 순찰을 하던 경찰관들은 냄새를 맡고 연기를 보았으며, 지하철 차량 안에 불붙은 여성을 발견했다. 경찰이 서둘러 불을 껐지만 여성은 현장에서 사망했다.
티시 국장은 당시 경찰은 알아채지 못했지만 용의자가 현장에 남아 열차 차량 바로 밖 승강장 벤치에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의 모습은 경찰의 보디캠에 "매우 선명하고 세밀하게" 포착됐고, 바로 공개 유포됐다.
조지프 굴로타 교통과장은 "나중에 10대들로부터 신고를 받은 후 다른 교통경찰관들이 다른 지하철에서 수색 끝에 남성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체포됐을 당시 남성의 주머니 속에는 라이터가 들어 있었다고 티시 국장은 덧붙였다.
굴로타 국장은 피해 여성이 노숙자인지 여부와 용의자의 배경 등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지하철에서는 이날 이 사건 말고도 또다른 사망 사건이 있었다.
오전 12시35분에 경찰은 퀸즈의 61번가 우드사이드역에서 폭행 사건 신고를 받고 출동, 흉기에 여러 군데 찔린 상처가 있는 37세와 26세 남성을 발견했다. 이 중 26세 남성의 상태는 안정적이지만 37세 남성은 사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btpwl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