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송년 미디어 간담회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장 지적
"넷플릭스 창작 생태, 한국이 아태 지역 이끈다"
"팬덤, 굿즈 문화 강자 한국…시즌 2에서 역량 발휘"
'오징어 게임 2' 개봉을 사흘 앞둔 23일 그랜드 인터컨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개최된 넷플릭스 송년 간담회. 이날 패널로 참석한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할리우드가 주도하는 미디어 산업이 더 이상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비롯한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안착하면서 정체된 북미 미디어 산업에도 신선함을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 소장은 "넷플릭스가 강조하는 '시대정신'이 '오징어 게임' 시리즈에 잘 녹아있다"며 "부의 양극화 문제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닌 전 세계인의 문제라는 것을 문화 콘텐츠로 구현한 사례"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아카데미 4개 부문에서 수상한 이후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이 다시 인기를 얻은 점을 언급한 것이다.
오는 26일 공개될 '오징어 게임 2'를 향한 글로벌 시장의 기대감은 높다. 백영재 넷플릭스 글로벌리제이션 부문 디렉터는 "오징어 게임과 같은 대작 콘텐츠는 몇 달 전부터 홍보를 시작한다"며 "콘텐츠가 공개되는 즉시 회원에게 알림을 보내는 기능을 도입해 '오징어 게임' 팬들의 관심과 기대가 즉각 시청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전했다.
이성민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는 "넷플릭스에게 한국이 중요한 이유는 아시아의 창작 생태계를 한국이 선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인도를 제외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넷플릭스 콘텐츠 총괄을 한국이 맡고 있다. 아시아에서 창의적인 작품이 계속해서 제작되도록 돕는 데 한국이 리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IP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넷플릭스에게 '오징어 게임 2'가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징어 게임 2'가 세계 각국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관련 상품을 출시하는 행보에 관해 "팬덤, 굿즈 문화 강자인 한국이 컨슈머 프로덕트를 도맡으면서 스크린 너머에서도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소영 넷플릭스 컨슈머프로덕트 시니어 매니저는 "시청자가 넷플릭스 콘텐츠를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즐길 수 있도록 일상 속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비자 친화적인 경험을 위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는 '오징어 게임' 캐릭터인 '영희' 조형물이 설치되기도 했다.
실제 넷플릭스 컨슈머 프로덕트 팀은 '오징어 게임 2' 개봉을 앞두고 하이트진로와 '참이슬 오징어 게임 에디션'을 출시하며 화제를 모았다. 연말 송년회를 계획 중인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대화 소재로 이용할 수 있도록 주류 제품에 접목한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소비자를 위해 조니워커와도 협업한 '조니워커 블랙 오징어 게임 에디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 매니저는 "'오징어 게임 2'를 한 편의 콘텐츠를 넘어 한국의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축제처럼 전하고 싶었다"며 "한국의 음식, 뷰티, 패션 등 다양한 문화 영역에 있는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에서도 유통될 수 있도록 오랜 기간 준비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