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된 팬케이크거북이 왜 서울대공원에?…밀수동물 별도 관리

기사등록 2024/12/24 09:23:27 최종수정 2024/12/24 10:24:24

서울대공원 동물원 동양관 내 '밀수동물존'

12월의 동물에 밀수된 팬케이크육지거북

[서울=뉴시스]팬케이크육지거북. 2024.12.23. (사진=서울대공원 동물원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서울대공원이 밀수된 동물들을 별도로 관리하며 동물 밀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대공원 동물원 동양관 내 '밀수동물존'에는 실제 밀수 사례를 모형으로 재현한 전시장과 밀수 중 적발돼 압류된 동물들을 위한 보호 사육 공간이 조성돼 있다.

시밀리스왕도마뱀, 초록나무비단뱀, 팬케이크육지거북 등이 이곳에 머물고 있다.

동물들이 사는 데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동양관 이정운 사육사가 직접 비바리움을 제작했다. 비바리움이란 관찰이나 연구를 목적으로 동물과 식물을 가둬 사육하는 공간이다.
[서울=뉴시스]초록나무비단뱀(Morelia viridis) - 서울동물원 이관. 2024.12.23. (사진=국립생태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밀수동물존은 멸종 위기 동물 밀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동물 보호에 관한 인식을 개선하는 교육 공간이다.

밀수 경각심 고취를 위해 서울동물원은 '2024년 12월의 동물'로 팬케이크육지거북을 선정했다.

국제 멸종위기 1급으로 케냐와 탄자니아 등 동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팬케이크육지거북은 밀반입 중 적발돼 국립생태원에 있다가 지난 7월 서울대공원으로 반입됐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시민에 밀반입 유해성을 알리는 교육 동물로서 가치가 높다"며 "팬케이크육지거북의 건강한 성장을 기원하며 12월의 동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서울대공원 동물원 밀수존. 2024.12.23. (사진=서울동물원 대공원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밀수동물존까지 별도로 조성될 정도로 파충류와 양서류 등 이색 반려동물 밀수와 불법 사육 사례가 늘고 있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코모도왕도마뱀 등 외래생물 1865마리(시가 19억원 상당)를 밀수한 일당 14명을 검거해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지난달 발표한 바 있다.

인천공항세관이 압수한 외래생물은 도마뱀, 거북, 전갈 등 다양했으며 멸종 위기 1급 코모도왕도마뱀, 에메랄드트리보아(뱀) 등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희귀종도 있었다.

이들 일당은 2022년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2년간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입국하면서 외래 생물을 하의 속옷과 컵라면 용기, 담뱃갑 등에 숨기는 수법으로 수십회에 걸쳐 밀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뉴시스]서울대공원 동물원 밀수존. 2024.12.23. (사진=서울동물원 대공원 누리집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처럼 멸종 위기 동물 밀수가 이어지자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보호 중인 멸종 위기 동물을 서울대공원 동물원 등 국내 공영 동물원으로 이관해 밀수에 대한 경계심을 갖도록 하고 있다.

국립생태원은 서울대공원 등 6개 기관으로 총 16종 32개체를 새로운 보금자리로 순차적으로 이관하고 있다고 지난 2월 발표했다. 국립생태원은 밀수·유기 동물을 '밀수근절 홍보대사'로 활용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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